[Oh!쎈 롤챔스] 고대하던 '성불'...'스코어' 고동빈, 이번에는 해낼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9.06 13: 16

보리수 아래에서 6년간의 수행 끝에 모든 번뇌를 이겨내며 부처가 된 석가모니의 고행을 '성불'이라고 표현한다. 어느덧 그의 도전도 6년이 지났다. 그동안 LOL 1세대 프로게이머로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선수였지만 메이저 우승 타이틀이 없던 아쉬움을 벗어나 이제는 깨달음을 얻을 때가 됐다.
'스코어' 고동빈은 롤챔스 무대, 그 이상을 대표하는 KT의 간판 선수이자 LCK 대표 정글러 중 하나다. 미드 서포터를 제외한 3가지 포지션을 소화한 유일한 선수로 어느덧 LCK 출전에서 17번 나서면서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13년 인천 실내 무도 아시안게임서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LCK 무대에서 4회의 준우승으로 큰 무대에서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리프트라이벌즈나 아시안게임까지 계속된 준우승은 '고동빈'이라는 그의 이름에 상처가 됐다.
그의 상처를 돌아보면 완패도 있었지만 정말 아까운 순간도 있었다. 5년전 여름 잠실보조경기장에서 2-0으로 앞서다가 내리 남은 세트를 내주면서 '승승패패패'의 역스윕으로 아쉽게 첫 우승을 놓쳤을 때나 체력이 '2'남은 내셔남작을 놓치면서 역전패의 발판이 됐던 바론 스틸 허용 등 아쉬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는 결코 도전을 멈출 생각이 없다.

오는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스플릿 그리핀과 5전 3선승제 결승전이 고동빈의 새로운 도전 장소다. 지난해 그를 중심으로 특급선수들이 뭉치면서 탄생한 '슈퍼 팀' KT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기도 하다.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오디토리엄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에 나선 고동빈은 "그동안 결승전은 많이 올라갔었지만 항상 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첫 직행으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기세가 좋아 우승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꼭 우승컵을 들고 싶다"고 출사표를 냈다.
이번 서머 스플릿 36세트(25승 11패)에 나선 고동빈은 세트당 평균 2킬 1.97데스 5.39어시스트로 KDA 3.75를 기록했다. 정글러들 중 KDA 순위는 4위로 킬 관여율 72.&%와 킬 차지율 19.7%에서 알 수 있듯 정상급 정글러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안게임 참가로 다소 준비가 소홀하지 않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오창종 감독대행과 정제승 코치, 손승익 코치 등 KT 코칭스태프가 주는 고동빈의 신뢰에는 변함이 없었다. 정제승 코치는 "'스코어' 고동빈 선수가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빠졌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그 감각을 고스란히 가지고 돌아와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찬사를 보낼 정도로 현재 컨디션이 좋다는 게 KT의 내부 평가다.
어느 순간 고동빈에게 우승은 부처의 '성불'을 비유할 정도로 궁극의 목표가 됐다. 고동빈의 말대로 결승 직행으로 인한, 기세나 준비 환경은 최상이다. 소위 말해 '판은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그간의 아쉬움을 만회하기만 하면 된다. 여름에 강해 '여름 사나이'로 불리는 KT의 해결사 역할로 승리를 이끌게 될지 주목된다. '맏형' 고동빈의 활약이 기대되는 결승 무대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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