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17년차 박용택의 깨달음, "버리고 비워야 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9.07 06: 15

 LG 베테랑 박용택(39)은 6일 NC전이 끝나고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잠실구장 홈팬들 앞에서 LG는 6-3으로 승리했고, 박용택은 이날 쐐기 솔로 홈런을 포함해 3안타로 맹활약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 응원단 수훈 선수 인터뷰, 취재진 인터뷰까지 줄줄이 이어졌다.
박용택은 아시안게임으로 중단됐던 KBO리그가 휴식기를 마치고 재개되자,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KT전부터 6일 NC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때리며 12타수 7안타(.583)를 기록 중이다. 휴식기 동안 제대로 충전된 모습이다.
박용택은 "시즌 도중에 쉴 수가 거의 없지 않은가. 잘 쉬었다"며 "몸도 정신도 많이 지쳤는데, 머리도 비우고 마음 정리도 했다"고 말했다. 무엇을 그렇게 비우고 정리했을까. 그는 "개인 타격, 팀 성적, 야구 인생의 미래 등 많이 있지 않은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고민들을 많이 정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5월 극심한 부진에 빠졌을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스스로 마음의 짐, 부담을 지우는 것이 타격 부진의 원인이었다. 
타격 결과가 좋아진 것에 대해 박용택은 "타격 밸런스나 타격감을 떠나서 1타석 1타석 투수와 잘 싸우자는 생각 뿐이다. 밸런스나 타격폼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며 절박한 심정을 보였다.  
주장을 맡고 있는 그는 시즌 재개를 앞두고 미팅을 열어 후배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1경기 1경기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데 이겨내자고 했다. 마지막에 웃기 위해서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 한다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LG는 지난 4일 KT전에서 9회 극적인 동점을 만들고 아쉽게 졌지만, 5일 KT전은 9회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6일 NC전도 종반 한 점 차로 쫓겼으나 1점씩 보태 다시 달아났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끈함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6위 삼성에 1경기 앞서 있다. 롯데, KIA도 2.5경기 뒤에 붙어 있다. 매일 경기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순위가 바뀔 수 있는 대혼전이다. 1승이 소중한 와중에 중심타자 김현수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재검진을 통해 복귀 시기가 윤곽이 나올텐데,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그는 "현수가 빠지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온다. 스스로들 알 것이다. 현수가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3경기 맹타를 이어가며 타율을 2할9푼2리에서 2할9푼9리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올 시즌 KBO리그 최초로 '10년 연속 3할 타율'에 도전 중이다. 박용택은 10년 연속 3할 타율에 대해 "자꾸 생각하면 스트레스더라. 일주일 정도 머리 속에서 버리자고 노력했고, 지금은 별 생각없다"고 했다. 지금 그의 머리 속에는 팀 승리와 포스트시즌 진출만 담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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