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6·콜로라도)이 지난해 부진을 씻어내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 정규시즌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 기세를 모아 엘리트급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토론토와 콜로라도를 거치며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오승환은 올 시즌 인상적인 숫자를 남기고 있다. 오승환은 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66경기에 나가 6승3패3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2할1푼,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1.02다.
2016년 성적보다는 다소 못하지만, 2017년 성적보다는 훨씬 좋다. 오승환의 지난해 62경기 평균자책점은 4.10, 피안타율은 2할8푼5리, WHIP는 1.40이었다. 오승환의 올해 나이는 만 36세다. 만 36세 시즌에 경력의 반등을 만들어낸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리그 정상급 성적까지 내고 있으니 저력과 기초 체력을 실감할 수 있다.

실제 오승환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175만 달러의 보장 연봉이 헐값으로 느껴질 만한 수준이다.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오승환의 올해 WAR은 1.9다. 토론토에서 1.5, 콜로라도에서 0.4를 각각 쌓았다. 산정하는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1WAR당 가치는 대략 700~800만 달러로 본다. 오승환은 투자 원금의 몇 배 가치를 하고 있다.
리그 전체에 내놔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성적이다. 5일 현재 불펜으로만 나선 선수 중 오승환의 WAR은 메이저리그 전체 13위, 내셔널리그에서는 7위다. WAR이 선수들의 가치를 100% 말하지는 않겠으나 평균자책점이나 이닝, 구장 환경 등 여러 요소를 한 번에 묶어 종합적인 가치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는 없다.
오승환보다 더 좋은 WAR을 기록한 내셔널리그 불펜투수는 아담 오타비노(콜로라도·2.8), 제레미 제프리스(밀워키·2.8), 자레드 휴즈(신시내티·2.7), 조시 헤이더(밀워키·2.2), 션 두리틀(워싱턴·2.2), 스티브 시섹(시카고 컵스·2.1) 뿐이다.
이대로라면 적어도 WAR상에서 내셔널리그 10위 내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다만 이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오승환은 직전 등판인 4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1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WAR이 2.2에서 1.9로 떨어졌다. 이런 투구 내용이 이어지면 그간의 누적 기록을 깎아먹는 것은 순식간이다. 여전히 어려운 구장 환경과 좌타자 상대 성적이 관건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