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자신의 야구 인생을 결정할 중대한 기로에 섰다. 팔꿈치 수술은 불가피한 가운데 투·타 겸업을 계속할지가 메이저리그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LA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의 오른쪽 팔꿈치에 추가적인 손상이 있었으며 의사는 수술을 권장했다”고 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오타니는 지난 6월 오른쪽 팔꿈치의 2도 손상이 발견됐다. 당시도 의료진은 수술을 권장했으나 오타니는 일단 주사 치료로 버티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빌리 에플러 에인절스 단장은 오는 11일 오타니와 만나 최종적인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두 번째 수술 권유고, 여기에 추가적인 손상까지 발견된 만큼 결론은 정해져 있다는 평가다. 관심은 두 가지다. 언제 수술을 받느냐, 그리고 투수로서의 인생을 포기하느냐다.

수술은 시즌이 종료되기 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에인절스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괜히 오타니의 수술을 미룰 이유가 없다. 차라리 빨리 수술을 하고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는 것이 낫다. 가장 큰 화제는 투·타 겸업이다.
수술 판정이 난 6일에도 홈런 두 방을 친 오타니다. 팔꿈치 수술은 물론 선수에게는 좋지 않은 징조지만, 야수는 상대적으로 홀가분하다. 상대적으로 재활 기간도 짧다. 투수는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이 걸리지만, 야수는 상태에 따라 6~10개월 내에도 재활을 끝낼 수 있다. 실제 지난 5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코리 시거(LA 다저스)는 내년 개막에 맞춰 정상 합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수도 공을 던지지만 아무래도 투수보다는 부하가 덜하다.
만약 향후 투수로서의 인생을 포기한다면, 지금 당장 수술을 받는다는 전제로 오타니는 늦어도 내년 중반에는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다. 이미 올 시즌 타자로서도 무시무시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오타니다. 야수에 전념하면 충분히 올스타급 성적을 내며 성공할 수 있다는 지표가 여러 군데서 보인다. 외야수로 활약하면 야수로서의 가치도 크다.
또한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하면 겸업보다는 어느 하나에 정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타니의 비교 대상으로 자주 소환되는 베이브 루스도 결국 어느 시점부터 투수는 포기하고 타자에만 전념했다. 그 결과 더 위대한 성적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에플러 단장은 “여전히 오타니를 이도류로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오타니도 투·타 겸업에 대한 애착이 큰 선수다. MLB 진출 당시에도 자신의 이런 바람을 가장 잘 계획한 에인절스를 선택했다 때문에 재활이 길어지더라도 투·타 겸업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시선이다. 이 경우 올해 잔여 시즌은 물론, 2019년 시즌도 모두 날린다. 2020년은 재활 시즌으로 초반에는 적응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에인절스는 간판스타인 마이크 트라웃의 계약이 남아있을 때 우승을 해야 한다. 트라웃과 에인절스의 계약은 2020년으로 끝난다. 타자 오타니라면 정상적으로 트라웃과 함께 타선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투·타 겸업’ 오타니라면 2020년 초반에도 100% 컨디션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 또한 구단으로서는 딜레마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