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수석코치 없었으면 '20-20' 호잉도 없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9.07 13: 15

한화 '대박 외인' 제라드 호잉(29)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호타준족의 상징, 20-20 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지난 6일 수원 KT전에서 4회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시즌 20호 도루를 기록했다. 앞서 홈런 26개를 터뜨린 호잉은 한화 선수로는 역대 8번째 20-20 가입자가 됐다. 지난 2008년 덕 클락(22홈런-25도루) 이후 10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 의미가 크다. 
사실 호잉은 한화의 1순위 외인이 아니었다. 영입 1순위 외야수가 있었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2순위 호잉을 두고 구단 내부에서 논의가 이어졌다. 코칭스태프도 호잉의 영상을 봤지만 확신을 갖지 못했다.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가장 중요한 방망이에는 물음표가 붙어있었다. 

한용덕 감독도 주저하고 있을 때 '호잉으로 한 번 가봅시다'라고 주장한 사람이 바로 장종훈 수석코치였다. 한화 관계자는 "호잉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였지만 장종훈 수석코치가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오픈 스탠스인 타격폼도 걱정거리였지만, 장종훈 수석은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바라봤다"고 귀띔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한화 캠프를 찾은 몇몇 해설위원들은 "아마 5월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다"며 "저 폼으로는 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때 장종훈 수석도 걱정이 앞섰지만 폼에 손을 대진 않았다. "공을 보지만 말고 쳐보기도 하라"는 조언만 건넸다. 
시범경기부터 점차 살아나기 시작한 호잉은 시즌 개막 후에는 최고 외인으로 거듭났다. 지난 6일까지 팀 내 최다 115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139안타 26홈런 96타점 71득점 42볼넷 20도루 OPS 1.002를 기록 중이다. 수비·주루는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했지만 타격에서 이 정도일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평소 장종훈 수석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호잉은 "스프링캠프 때 장종훈 코치가 미국과 한국의 다른 점, 루틴에 대해 조언해준 게 도움됐다. 야구 지식도 많고, 지금껏 봐온 코치 중 인간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분이다. KBO리그 대선수 출신이지만 항상 겸손하게 다가온다. 감동 받을 때가 많다"고 고마워했다. 
장종훈 수석도 호잉을 향해 '지니어스(Genius)'라고 부르며 애정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도 호잉이 이렇게 활약해줄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 장종훈 코치가 없었더라면 지금 호잉도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