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이 내년 열리는 제91회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 부문에 출품되는 한국영화로 선정됐다. 그간 아카데미영화상에서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던 한국영화. 그 높은 아카데미 진입 장벽을 '버닝'이 깨뜨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7일 제 91회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부문 한국영화 출품작 선정 결과 '버닝'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영진위 측은 심사총평에서 "제 91회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부문 출품 신청작은 모두 10편이었다. 각자 나름의 예술적 개성과 보편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한국영화의 다양한 경향을 드러낸다. 올해 심사를 맡은 위원들은 격론을 벌이며 이견을 조율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국의 사회, 역사, 정치적 상황에 기반한 서사를 우수한 기술적 역량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고 이들 영화가 아카데미 회원들의 선구안을 통과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관객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가에 관한 의견들이 오갔다"라며 "이 과정에서 감독의 예술적 성취에 대한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고 한국영화의 현 수준을 대표할 만한 작품으로 가장 앞줄에 설 만하며 한국사회의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영역을 해부하는 미학적이고 윤리적인 시선의 성숙도가 세계시민의 보편적 지성과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하여 '버닝'을 이번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했다"라고 '버닝'의 출품작 선정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아카데미 본선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탈락한 작품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해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거장'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은 '버닝'은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칸에서 첫 공개된 '버닝'은 공개 후 외신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칸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칸영화제 역대 최고 평점을 받으며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졌던 바다.
하지만 '버닝'의 칸영화제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던 바다. 그래도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과 벌칸상 등 2관왕을 수상하며 해외 영화계의 관심을 입증했다.
한편 '버닝'은 제 71회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등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다. /nyc@osen.co.kr
[사진] '버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