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채은성, LG 흑역사 지운 첫 '100타점 듀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9.09 06: 58

100타점 듀오. LG에는 꽤 의미 있는 기록이다. 신생팀 KT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시즌 100타점 듀오가 없었던 흑역사를 지웠다. 김현수(30)와 채은성(28)이 그 주인공들이다. 
채은성은 8일 잠실 한화전에서 2루타 하나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시즌 101타점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김현수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16일 문학 SK전에서 먼저 100타점을 돌파한 바 있다. 
LG 구단에선 최초의 일이다. 지난해까지 LG에서 100타점 이상 기록한 타자는 2000년 찰스 스미스(100타점),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100타점), 2010년 조인성(107타점),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102타점) 등 4명밖에 없었다. 전통적으로 거포가 많지 않았고, 100타점 타자들도 가뭄에 콩 나듯했다. 

당연히 한 시즌 100타점 듀오도 없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를 통틀어 한 팀에서 시즌 100타점 타자가 2명 이상 나온 건 모두 25번. 삼성이 6번으로 가장 많았고, KIA가 5번으로 뒤를 잇는다. 다음으로 롯데(4번), NC(3번), 두산·한화·넥센(이상 2번), SK(1번) 순이다. 대부분 팀들이 100타점 듀오를 배출했다. 
가장 늦게 1군에 들어온 KT와 함께 LG가 유이하게 100타점 듀오를 배출하지 못한 팀이었다. 하지만 올해 김현수와 채은성이 동반 100타점을 넘기며 LG 구단 최초 기록을 합작했다. LG는 올해 팀 타율 2위(.298)로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을 찍고 있다. 김현수와 채은성이 4~5번 중심타선에서 찬스를 잘 살렸다. 
김현수는 두산 시절에도 2008년(104타점)과 2015년(121타점) 두 차례 100타점 시즌을 보낸 바 있다. 김현수에게 100타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채은성의 100타점은 놀랄 만하다. 지난 2016년 81타점을 넘어 100타점까지 돌파했다. 팀 내 최다 홈런 21개를 터뜨리며 득점권 타율 3할8푼2리로 찬스에 강했다. 
채은성은 "(김)현수형과 함께 100타점은 구단 첫 기록이라 기분이 더 좋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본 것 같다. 현수형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노하우를 들었다"고 고마워했다. 김현수를 따라 이틀에 한 번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채은성은 "지금 현수형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양)석환이와 제 시간에 계속 웨이트를 한다"며 "현수형이 빨리 돌아와 같이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효과만으로 채은성의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 그는 "지난해 힘든 시즌을 보냈지만 그 실패가 올해 도움이 되고 있다. 신경식 코치님께서 '뼈대를 잘 만들고 살을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후 마무리캠프에서 중심과 타이밍부터 잡은 게 좋은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금 기세라면 지난 2010년 조인성의 107타점을 넘어 LG 구단 사상 최다 타점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채은성은 "숫자를 정해놓고 하진 않지만 팀 기록은 깨고 싶다. 홈런보다 타점에 욕심을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현수와 함께 LG 흑역사를 지운 채은성의 타점이 얼마나 더 추가될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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