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의 미래였던 투수 김혁민(31)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긴 부상 터널에서 벗어나 퓨처스 경기에서 실전 복귀했다.
김혁민은 지난 8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KT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6회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⅔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내줬지만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7회 남태혁-김병희-김태훈을 3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화의 12-5 승리에 힘을 보탠 김혁민은 홀드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 평균 구속은 141km로 전성기보다 떨어졌지만 등판 자체가 의미 있었다. 어깨 부상으로 시즌 내내 재활을 거친 김혁민은 이날 시즌 첫 공식 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016년 9월말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혁민은 전역 후 2년이 지났지만 아직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전역 직후 어깨 관절와순과 손목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갔다. 지난해 1군 등판 없이 퓨처스리그 10경기 4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했다.
올해도 시즌 전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지만 오른쪽 어깨 통증이 재발했다. 귀국 후 줄곧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었다.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공을 던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에야 투구를 재개하며 실전 복귀를 준비했다. 퓨처스 경기이지만 첫 등판 결과가 괜찮아 희망적이다.
지난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혁민은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한용덕 감독이 2007년 당시 투수코치일 때 1군에 데뷔했다. 150km대 강속구를 던진 파이어볼러로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선발과 구원을 넘나들며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불안한 제구 문제로 성장이 더뎠다.
하지만 2012년 32경기에서 8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4.06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2013년에도 중간에서 홀드 11개를 거뒀다. 국내 선발투수들의 동반 부진에 빠진 한화는 선발·구원 가릴 것 없이 변칙 마운드를 운용 중이다. 투수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시점이라 김혁민에게도 기회가 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1군 합류 전제조건은 확실한 몸 상태와 구위 회복이다. 시즌 첫 실전 등판으로 1군 복귀 시동을 건 김혁민이 한화 마운드의 새로운 힘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