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디그롬, 얼마나 불운한지 보여주는 숫자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9.09 05: 10

 올 시즌 지독히도 불운한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불운남'으로 꼽힐 만 하다.
디그롬은 9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28경기에서 188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68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그가 허용한 42실점은 볼넷 숫자(42개)와 똑같다. 그러나 성적은 8승 8패에 그치고 있다.
4월 11일 마이애미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한 이후 25경기 연속 '선발 3실점 이하'를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공동 4위 기록, 단일 시즌으로는 공동 1위 기록이다. 개막전 세인트루이스전(5⅔이닝 1실점)과 함께 올해 '유이하게' 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1969년 메이저리그 마운드가 현재 높이로 낮아진 이후 단일 시즌 최저 평균자책점은 1985년 드와이트 구든이 기록한 1.53이다. MLB.com은 디그롬이 올해 이 기록에 도전해볼 만 하다고 평가하며 디그롬이 얼마나 불운한 시즌을 보내는 지 다양한 숫자로 설명했다.
디그롬이 선발로 등판한 28경기에서 메츠는 16패를 기록했다. 패배한 16경기에서 디그롬의 평균자책점은 1.98에 불과하다.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크리스 세일(보스턴)의 1.97보다 1포인트 높을 뿐이다. . 
디그롬이 패전 투수가 된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2.73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23팀에서는 팀내 평균자책점 1위 기록이다. 패배한 경기에서 얼마나 적은 실점을 허용했는 지 알 수 있다. 
디그롬이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2승을 추가하지 못한다면, 200이닝 이상 던지고 평균자책점 2.00 이하를 기록하고도 10승 투수가 되지 못하는 ML 첫 번째 투수가 될 수도 있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을 하고도 10승을 기록하지 못한 투수는 ML 역대 5명이 있었다. 가장 최근은 2005년 케빈 밀우드(클리블랜드)가 2.86으로 리그 1위에 오르면서 9승에 그쳤다.
디그롬은 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기가 17경기나 된다. 이는 역대 단일 시즌 타이 기록이다. 
디그롬은 28경기에서 188이닝을 던지는 동안 메츠 타자들의 총 75득점의 지원을 받았다. 디그롬은 자신의 선발 경기에서 타자로 나서 5타점이나 기록했다. 순수 득점 지원은 경기당 2.5점에 불과하다.  
MLB.com은 디그롬 만큼이나 과거 불운한 투수를 소개했다. 1988년 세인트루이스의 조 매그레인은 165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18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3차례 완봉승을 기록한 그는 5승 9패로 시즌을 마쳤다.
1910년 에드 월시(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평균자책점 1.27로 아메리칸리그 1위 투수였지만 시즌 20패로 최다패 투수가 됐다. 45경기에 등판해 18승20패, 데드볼 시대의 진기한 기록이다. 화이트삭스 팀 타율이 2할1푼1리였다.
1987년 놀란 라이언(휴스턴)은 평균자책점 2.76으로 내셔널리그 1위였으나 8승 16패를 기록했다. 라이언이 등판한 경기에서 휴스턴은 무득점 경기 6번, 1득점 경기 8번을 기록했다. 불펜이 라이언의 승리를 날린 것도 5차례 된다.  
1963년 로저 크레이그(뉴욕 메츠)는 1실점을 허용하고 패전 투수가 된 경기가 6차례나 됐다. 라이브볼 시대에 단일 시즌 1실점 최다패 기록이다. 디그롬의 과거 버전인 셈. 
반면 기이한 행운의 투수도 있었다. 1930년 레이 크레머(피츠버그)는 5실점 이상 허용한 경기에서 9승을 기록했다. 디그롬의 반대 버전. 크레머는 20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올랐는데, 평균자책점이 5.02(276이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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