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독주’ 두산, 더 흐뭇한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09 06: 58

현재의 성적과 미래의 전력을 모두 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두산은 KBO 리그 10개 구단 중 그 어려운 일을 가장 잘 해내는 팀이다. 두산이 꾸준히 한국시리즈를 노리는 팀이 된 원동력이다.
올해도 마운드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많이 보인다. 장원준 유희관 등 그간 팀을 이끌었던 몇몇 베테랑 투수들이 부진하지만, 그 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젊은 투수들이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근래에 상위 라운드에서 뽑은 유망주들이 점차 1군에 자리를 잡으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도모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만 25세 이하 선수 중에서 가장 빛나는 이는 팀의 마무리로 자리 잡은 좌완 함덕주(23)다. 함덕주는 시즌 54경기에서 5승2패26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우뚝 섰다. 최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걸림돌이었던 군 문제까지 해결했다. 이미 두산 좌완 최다 세이브 기록을 달성한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선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인 만큼 명실상부한 팀 마운드의 미래다.

2017년 두산의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사이드암 박치국(20)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시즌 62경기에서 64이닝을 던지며 1승5패3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이제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불펜 자원이다. 선발 쪽에서는 2016년 1차 지명을 뽑은 이영하(22)가 가장 먼저 치고나가고 있다. 선발진에 난 구멍에 기회를 얻은 이영하는 시즌 35경기(선발 12경기)에 나가 7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71을 기록하고 있다.
이 선수들뿐만 아니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두 선수도 빼놓을 수 없다. 1차 지명을 받은 우완 곽빈(19),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우완 박신지(19)다. 곽빈은 3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55에 머물고 있으나 시즌 초반에는 기록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각광받았다. 1군 데뷔가 조금 늦었던 박신지는 1군 5경기에서 8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그 외에도 김현수의 보상선수로 입단한 2016년 2차 1라운드 지명자 유재유(22), 2014년 1차 지명자인 한주성(23), 2017년 두산 1차 지명자인 최동현(24)도 올해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성적이야 앞선 선수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나름대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어린 선수들인 만큼 얼마든지 앞선 동료들을 추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젊은 투수들이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다. 곽빈도 시즌 초반 잘했고, 박신지는 추격조로 쓰는데 생각보다 자신 있게 공을 던지고 있다”면서 8일 호투한 이영하에 대해서도 “젊은 투수인데도 너무 잘 던져 줬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이영하의 경우는 제구의 기복만 잡으면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다는 게 김태형 감독의 확신이다.
물론 아직 완성은 아니기에 갈 길은 멀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지금은 멋모르고 던지다가 알게 되면 맞을 수도 있다. 자신이 성장하려면 마운드에서 기회를 줄 때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못하면 밑에서 밀고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밀리는 것”이라고 기회를 살리길 바랐다. 두산의 영건들이 팀의 미래까지 밝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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