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신고식’ 김택형, SK 기다림 보답할 준비 끝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09 06: 59

트레이드 이후 1년 반을 기다린 SK의 기다림이 드디어 끝났다. 좌완 김택형(22)이 강렬한 신고식으로 팀의 기대치를 키우고 있다.
김택형은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7회 2사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4개의 아웃카운트 모두가 삼진이었다. 두산의 중심타자들을 맞서 정면승부를 펼치며 시원시원한 투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7회 오재원과 맞선 김택형은 6구째 슬라이더(131㎞)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이닝을 정리했다. 8회에도 삼진쇼를 펼쳤다. 김재환은 148㎞ 패스트볼로, 양의지는 134㎞ 슬라이더로, 김재호는 147㎞ 패스트볼로 모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만 두산의 강타자들을 막아내며 스스로 상승세를 만들었다.

올 시즌 1군 첫 경기이자, SK 이적 후 1군 첫 경기인 5일 인천 넥센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합치면 2경기에서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앞으로 위기도 있겠지만 홈팬들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벤치의 눈도장을 받는데도 성공했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넥센의 2015년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 지명을 받은 김택형은 지난해 김성민과의 맞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다만 트레이드 이전에 이미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은 상황이었다. 당초 올해 후반기면 1군 대기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몇몇 문제로 SK 데뷔 시점이 자꾸 늦어졌다.
아무래도 어린 선수다보니 자신의 것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수술은 더 긴 회복을 필요로 했다. 재활 등판에서는 밸런스가 무너진 모습을 보여 이 문제부터 수정해야 했다. 재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팔꿈치 위화감도 문제였다. 하지만 차분하게 재활에 임한 김택형은 2군 등판을 거쳐 1군에 모습을 드러냈고, 2경기에서 깔끔한 피칭을 선보이며 SK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점차 증명해나가고 있다.
김택형의 최고 장점은 역시 좌완으로 140㎞대 후반, 최고 150㎞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팔꿈치 문제를 해결한 만큼 앞으로는 더 편하게 강속구를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구종이 다소 단조롭기는 하지만 당장 불펜으로 활용하기에는 패스트볼-슬라이더 투피치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올해는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쓰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필승조 요원으로 편입시킨다는 것이 SK의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보고 있는 SK다. 현재는 외국인 선수 두 명에 김광현 박종훈 문승원이 있어 자리가 마땅치 않으나 김택형은 이제 만 22세의 선수다. 군 문제 등을 해결해도 충분히 시간이 있다. 구단에서는 김광현의 뒤를 이을 선발감으로 보고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에이스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인내의 시간은 길었던 만큼 열매는 달콤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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