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 "좋은 기운 달라" 위기 막은 김건태의 간절한 혼잣말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9.09 10: 38

"좋은 기운 좀 달라고 기도했어요."
김건태(27·NC)는 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김건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실시한 2차 드래프트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그는 7월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7월 31일 삼성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그는 8월 두 경기에서는 3이닝 5실점(4자책), 2이닝 3실점(1자책)으로 다소 흔들렸다. 때마침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았고, 김건태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휴식기 이후 첫 등판. 김건태는 선발 투수로서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무사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 무너지지 않고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배짱을 뽐내기도 했다. 이날 김건태가 던진 공은 총 91개로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가 나왔고, 포크(33개), 커브9개), 체인지업(6개)를 곁들였다.
1회초 출발은 좋았다. 삼진 두 개를 잡는 등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2회초 역시 세 타자로 깔끔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3회초 번즈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역시 이후 세 타자를 범타로 막아내 위기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4회초 첫 실점이 나왔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이병규에게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이후 이대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은 그는 민병헌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신본기를 다시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5회초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선두타자 번즈에게 몸 맞는 공을 내준 뒤 한동희의 2루타, 안중열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롯데 타선이 전준우-손아섭-이병규 이어지는 상위타선인 만큼, 자칫 대량 실점이 될 수 잇었다. 또한 4회초 실점 후 타선에서 2점을 지원해줘 2-1 역전에 성공해 분위기를 찾아온 만큼, 반드시 넘어야하는 고비였다.
김건태는 침착하게 전준우에게 삼진을 얻어냈고, 이어 손아섭에게 3루 땅볼을 얻어내 홈에서 3루 주자를 잡았다. 이후 이병규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막아내면서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말 NC는 한 점을 더했다. 3-1로 앞선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건태는 선두타자 이대호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강윤구에게 넘겨줬다.
마무리가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동료의 도움이 이어졌다. 강윤구는 후속 타자를 실점을 없이 막아내며 김건태의 승리 요건을 지켜냈다. 강윤구에 이어 원종현-이민호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그사이 타선도 활발하게 터지면서 NC는 이날 경기를 7-1로 잡았다. 김건태는 4월 26일 삼성전에 이어 시즌 2승 째를 챙겼다. 홈에서 거둔 첫 선발승.
경기를 마친 뒤 김건태는 "NC와서 홈에서 기록한 첫 선발승이다. 먼저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 드린다. 최근 몇 경기 좋지 않았던 모습을 보였는데 계속 믿어주신 것에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며 "오늘 경기 어떤 생각보다 (정)범모형의 사인대로 믿고 던졌다. 범모형에게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무사 만루 위기를 극복한 남달은 비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무사 만루의 상황에서 계속 혼자말로 좋은 기운을 좀 달라고 기도하며 던졌다. 생각했던 포크볼이 잘 떨어져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김건태는 "지연규 투수코치님과 계속적으로 힘을 써서 공을 던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연습하고 있다. 코치님께서 계속 편하게 해주셔서 마운드에 올라가 조금 더 힘을 내고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다음 경기에도 원하는 공을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