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죄많은소녀’, 잔인하지 않다..인간들의 아픈 마음 바라보길”[Oh!커피 한 잔]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8.09.10 13: 01

 배우 전여빈은 맑았다.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 속 영희를 연기하면서 느꼈던 고통과 좌절과 죄책감을 이야기하면서도 순수했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들 사이에서 ‘죄 많은 소녀’ 역시 그 어떤 영화보다 순수하고 진실된 영화였다. 
전여빈은 10일 오전 OSEN과 ‘죄 많은 소녀’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여빈은 “추석을 앞두고 대작들 사이에서 ‘죄 많은 소녀’가 개봉한다”며 “상영시간표에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관객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부탁을 했다.

‘죄 많은 소녀’에서 전여빈이 연기한 영희는 친구의 실종 사건에 휘말린 고등학생이다. 영희는 실종사건을 겪으면서 점점 더 강해지고, 지독해진다. 영희가 강해지는 만큼 영희가 느끼는 죄책감 역시도 커진다. 그는 “글만 봐도 이 영화가 멋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나리오 만큼이나 현장도 굉장히 치열했다. 영희가 배우로서 과제가 큰 역할이었고, 연기에 갈급했던 상황이기에 공부할 점이 많았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죄 많은 소녀’는 고통과 절망에 관한 영화다. 고통과 절망을 표현하기 보다는 느낄 수 있도록 들여다본다. ‘죄 많은 소녀’의 미덕은 절제다. 조금 더 드러낸다면 조금 더 자극받을 수 있겠지만 여백은 사라지고 만다. 영희를 비롯해 경민의 어머니나 형사와 선생님과 한솔과 유리까지 잘 구축된 캐릭터들이 죄책감과 절망하는 순간들을 차분하게 들여다본다. 전여빈은 “어떤 고통의 장면들을 포장 없이 표현 된 영화다”라며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은 긍정적인 말을 듣고 싶어하고 아픈 장면 보다는 아름다운 장면을 보고 싶어한다. 이 영화가 불편하고 자극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겁지만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마음을 가감없이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전여빈이 ‘죄 많은 소녀’에서 꼽은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경민이 뛰어내렸을지도 모르는 다리위를 걸어가는 장면이었다. 전여빈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내내 마음이 아팠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점진적으로 고통을 쌓아나가야 했다. 영희가 다리 위를 걸어가는 장면은 모든 촬영이 끝나고 추가 촬영을 했다. 얼굴이 나오지는 않지만 너무 힘들어서 다리에 힘도 빠지고 마음이 정말 아팠다”고 밝혔다.
‘죄 많은 소녀’는 부족한 면도 있지만 미덕이 훨씬 많은 영화다. 전여빈은 미덕이 많은 영화인 ‘죄 많은 소녀’를 탄생시킨 김의석 감독에 대한 믿음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의 자전적인 경험에서 나온 영화여서 디렉팅을 할 때, 눈이 떨어질 것처럼 마음 아파하는게 전해졌다. 그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태프를 비롯해 배우들도 이 영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셨다”고 언급했다.
‘죄 많은 소녀’는 흥행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남길지 없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충무로에 활약이 기대되는 배우 전여빈을 남긴 것은 확실하다. 전여빈이 오래오래 가슴에 남을 연기를 펼친 ‘죄 많은 소녀’는 오는 13일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pps201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