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빛 공격 조합이 기대감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는 무대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7위)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서 남미의 강호 칠레(12위)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칠레는 한국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알렉시스 산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클라우디오 브라보(맨체스터 시티), 에두아르도 바르가스(UANL) 등 공수 핵심 자원들이 빠졌지만 아르투로 비달(FC 바르셀로나), 개리 메델(베식타시), 마우리시오 이슬라(페네르바체) 등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포함됐다. 한국보다 FIFA 랭킹이 45계단이나 높고, 2015~2016년 코파아메리카 2연패에 빛나는 칠레는 분명 부담스러운 상대다.

벤투호 창의 국제무대 경쟁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다. 기존 주력 자원인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에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존재감을 드러낸 문선민(인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황인범(아산) 그리고 아시안게임 득점 1위에 올랐던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단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알두하일)까지 가세해 앞선 경쟁이 치열해졌다.
황의조는 칠레전 선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서 후반 22분 지동원과 바통을 터치하며 23분 동안 예열을 마쳤다. 벤투 감독은 결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황의조를 대동하며 선발을 예고했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서 김학범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군계일학의 기량으로 근거 없는 '인맥 발탁' 논란을 말끔히 지웠다. 황의조는 결승전까지 7경기에 모두 출전해 9골을 터트렸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2연패에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황의조는 코스타리카전에 선발 출전했던 지동원과는 또 다른 유형의 최전방 공격수다. 볼을 소유하고 연계하는 능력은 비슷하지만 슈팅과 결정력서 지동원보다 한 수 위의 능력을 지녔다. 아시안게임서 위력을 발휘했던 파괴력이 칠레에도 통할지 관심사다.
동갑내기 공격수 손흥민과 찰떡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황의조와 손흥민은 아시안게임서 남다른 호흡을 자랑하며 김학범호의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의 수비진 교란→공간 창출→황의조의 침투와 득점 공식이 이번에도 유효할지 주목된다.

아시안게임서 4골을 터트리며 스타로 발돋움 한 이승우의 선발 출전도 예상된다. 이승우는 코스타리카전에 후반 38분 투입돼 7분간만 소화했다. 코스타리카전에 휴식을 취했던 황희찬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서 천재 플레이 메이커 기질을 드러냈던 황인범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지 이목이 쏠린다. 황인범은 코스타리카전엔 후반 35분 그라운드를 밟아 몇 차례 번뜩이는 패스를 선보였다.
올 여름 안방을 뜨겁게 달궜던 아시안게임 금빛 공격수들이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감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dolyng@osen.co.kr

[사진] 손흥민(위)-황의조(중앙)-황희찬-황인범(이상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