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연 그대로' 하재훈 김성민, 마무리캠프 조기 담금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11 07: 01

마이너리그 생활을 힘들다. 열악한 환경도 그렇지만, “언제쯤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심리적 불안감이 선수를 지치게 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머나먼 이국이라면 더 그렇다.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사람이 진짜라고 한다. 그 힘든 경험을 공유한 사이는 더 돈독해지기 마련이다. 하재훈(28)과 김성민(25)도 그런 사이다. 두 선수는 큰 꿈을 품고 태평양을 건넜다. 하재훈은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김성민은 3년 뒤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좀처럼 일은 수월하게 풀리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는 멀리 있었다.
그때 두 선수는 서로의 말벗이 되며 서로를 위로했다. 하재훈은 “워낙 좋아하는 후배다. 미국에 있을 때 훈련이 끝난 뒤에는 같이 밥을 먹으러 다니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런 두 선수가 한국에서 다시 인연을 맺는다. SK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야구 인생을 설계한다.

SK는 1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하재훈(2라운드)과 김성민(5라운드)를 지명했다. 정영일 김동엽 등 해외 유턴파 선수를 지명해 쏠쏠한 재미를 봤던 SK는 올해도 두 선수에 일찌감치 눈독을 들인 끝에 적절한 순번에서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부터 인연을 쌓은 두 선수는 나란히 SK 지명을 받은 것을 반겼다. 김성민은 “재훈이형이랑 같이 해서 기분이 좋다.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 말을 듣던 하재훈도 “서로 의지가 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SK는 하재훈을 투수로 키운다는 생각이다. 남들이 하재훈의 뛰어난 수비 능력 등 야수로 성공할 가능성을 계산할 때, SK는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재능에 주목했다. 이미 7월에 스카우트를 일본으로 파견해 하재훈의 투구 장면을 지켜봤다. 김성민은 선천적인 하드웨어가 탁월하다. 구장 규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천에서는 거포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힘과 어깨가 좋아 포수로서도 가능성을 점친다.
다른 고졸 선수들은 내년 1월에야 팀 합류가 가능하지만, 두 선수는 그런 제약이 없다. 조만간 팀에 합류한다. 올해 11월 열릴 예정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도 합류해 본격적인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조금 돌아오기는 했지만, 한국에서 성공하겠다는 두 선수의 의지는 강하다.
큰 기대가 모이는 하재훈은 “SK에 해외 유턴파가 많다고는 하지만 여기는 한국이다. 한국 팬들의 마음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민도 “최대한 몸을 잘 만들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미국에서 힘든 시기를 같이 한 두 선수가 SK에서는 좋은 시기를 함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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