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LG)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완벽투를 뽐냈다. 정찬헌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하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LG는 삼성을 6-5로 꺾고 5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4위 넥센을 1경기차로 추격했다.
LG는 6-4로 앞선 8회말 수비 때 다린 러프와 강민호의 연속 안타 그리고 대타 박한이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LG 벤치는 신정락 대신 정찬헌을 출격시켰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는 정찬헌 뿐이었다.
타석에는 최영진. 앞선 세 차례 타석 모두 안타를 때려내는 등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최영진을 상대한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정찬헌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를 던져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그사이 3루 주자 다린 러프가 홈을 밟았다.

정찬헌은 김성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상수의 강습 타구를 반사적으로 잡아냈다. 자칫 하면 역전 위기에 놓인 LG. 정찬헌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정찬헌은 9회 박해민(중견수 플라이)과 구자욱(2루 땅볼)을 범타 처리하며 아웃 카운트 1개를 남겨뒀다. 이원석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줬다. 타석에는 다린 러프. 정찬헌은 폭투를 범했고 대주자 박찬도는 2루에 안착했다. 정찬헌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다린 러프를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시즌 26세이브째를 거둔 정찬헌은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돼 기쁘다. 9회 선두 타자를 출루시키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2사 후 볼넷을 내준 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휴식기 때 푹 쉬면서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팀이 중요한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