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포 주춤’ 최정-로맥, 가을 향한 반등 필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9.16 06: 12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공장장들이 근무지에서 사라졌다. 이제는 지금 당장이 아닌,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고 차분히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SK의 가을이 걸린 문제다.
SK의 대표 거포들인 최정(31)과 제이미 로맥(32)은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홈런 레이스를 주도했다. 최정이 먼저 30홈런 고지를 밟았고, 로맥이 뒤를 따랐다. 최정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로맥은 누구보다도 빨리 37개의 홈런을 친 선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두 선수 모두 장타가 잠잠하다. 알 수 없는 부진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대한 기대가 캈다. 휴식기 직전 돌아온 최정은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많은 경기에 나간 로맥은 체력을 보충할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이후 부진하다. 최정은 휴식기 이후 11경기에서 타율 1할9푼4리에 머물고 있다. 로맥은 이보다도 못한 1할8푼2리다. OPS도 최정(0.577), 로맥(0.523) 모두 추락했다. 11경기 OPS는 그들의 시즌 장타율과 혼동이 될 정도다.

타율도 타율이지만 멀리 뻗는 타구가 없다. 로맥은 안타 8개 중 2루타가 1개, 홈런이 1개다. 2루타는 포물선을 그리는 대형 타구가 아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다. 최정은 아예 장타가 없다. 안타 7개가 모두 단타였다. 삼진은 늘었다. 최정은 12개, 로맥은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현재 타격 컨디션, 감각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주요 원인을 하나만 뽑자면 두 선수의 부진 사유는 조금 다르다. 로맥은 매커니즘적 문제라는 시각이다. 최정은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다. 경기를 뛰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했으나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로맥은 올 시즌 한때 타율이 3할7푼6리까지 올랐다. 5월이 끝났을 때 타율은 3할6푼5리였다. 다만 고타율을 유지하고자 하는 선수의 노력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을 좀 더 오래 보기 위한 타격 폼이 패스트볼 대처에 늦는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상대 팀들은 이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기 시작했다. 145㎞ 이상의 빠른 공 대처 능력이 한창 좋을 때보다 현격하게 떨어졌다.
최정은 올 시즌 내내 자신의 리듬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대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자꾸 엇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지금 최정의 선구가 치명적으로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11경기에서도 삼진 12개를 당하는 동안 사사구가 11개였다. 그러나 자신이 치고자 하는 공에 타이밍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는 경우가 자주 보인다. 7월 24일 부상을 당한 후 사실상 40일 정도를 1군에 나서지 못한 셈인데 이 또한 독이 됐다는 평가다.
두 선수는 SK 타선의 핵심이다. 두 선수가 같이 무너지면 팀 타선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구조로 이어진다. 그래서 결국은 두 선수가 살아나야 한다. 벤치도 빠르게 문제점을 찾아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휴식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문제점을 바라본 집중적인 훈련이 될 수도 있다. 부진이야 언제든지 있을 수 있지만, 이 상황이 계속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로맥은 실적이 있다.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이번 고비를 넘겨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면 무난히 내년에도 한국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SK는 부진이 가을까지 이어질까 긴장하고 있다. 이 경우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재계약도 고민될 수밖에 없다. 최정은 SK의 간판이자, 야수들의 심리적 리더다. 최정이 흔들리면 SK 덕아웃 분위기가 죽는다. 아직 2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실마리는 빨리 찾을수록 좋고, 그 기운을 가을로 이어가야 한다. 그만한 능력은 있는 선수들이기에 하는 이야기다. /skullboy@osen.co.kr
[사진] 최정(왼쪽)-로맥.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