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본기의 대성장, 구단 첫 3할-10홈런 유격수 눈앞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9.16 06: 55

숱한 악재들과 부진에 휩싸인 롯데 자이언츠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요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게 내야수 신본기의 대성장이다.
신본기는 올 시즌 120경기 출장해 타율 3할7리(381타수 117안타) 10홈런 68타점 5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31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5일 사직 넥센전 2회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찍었다.
극악의 타고시즌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신본기의 타격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다고 여겨져도 무방하다. 하지만 신본기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다. 여기에 유격수는 물론 3루와 2루 등 내야 전포지션을 돌아가면서 채웠다. 

올해 롯데의 유격수 포지션으로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하고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문규현이다(63선발·556이닝). 신본기는 57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총 500⅔이닝을 뛰었다. 그러나 신본기는 3루가 취약한 팀 사정상 3루수로 자리를 옮겨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3루수로 42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363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2루수 번즈의 부진 때는 2루수로도 10경기 선발로 나섰다(총 88이닝). 
유격수, 3루수, 2루수 포지션에서 최다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모두 해당 포지션 소화 이닝 2위다(3루수 1위 한동희 448이닝, 2루수 1위 번즈 929⅔이닝). 그만큼 롯데 안에서 신본기의 수비적인 가치는 절대적이다.
'기본기'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수비력은 구단 내에서 최상위로 분류되던 신본기였다. 여기에 올해는 그동안 잠재되어있던 타격 능력까지 폭발시켰다. 올해 모든 타격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를 주 포지션으로 하면서 내야 멀티포지션까지 도맡으면서 이뤄낸 성과다. 
신본기의 주 포지션을 유격수로 정한 뒤, 구단의 역대 유격수들을 살펴보면 신본기의 공격력을 뛰어넘는 선수는 없다. 최다 안타와 타점 부문은 이미 뛰어넘었다(1999년 김민재 106안타 53타점).
지금 타율을 유지할 경우, 신본기는 롯데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한 유격수가 된다. 이전의 최고 타율은 2008년 박기혁(현 KT)의 2할9푼1리였다. 
구단 유격수 최다 홈런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역대 롯데 유격수 최다 홈런은 지난 1988년 정구선이 기록한 12개. 다만, 1988년 당시 정구선의 타율은 2할2푼1리에 불과했다. 
즉, 현재 3할 타율을 유지한다면 3할 타율과 10개 이상의 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최초의 유격수는 신본기가 된다.
KBO 전체를 통틀어봐도 유격수로 분류됐던 선수들 가운데, 한 시즌에 타율 3할과 10홈런 이상을 동시에 기록했던 유격수는 손에 꼽힌다. 3할과 10홈런 이상을 동시에 충족시키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이종범이 4년 연속 이 기록을 작성했고(1994~1997년), 유지현 2회(1994, 1999년), 틸슨 브리또 2회(2000, 2001년), 강정호 2회(2012, 2014년) 김하성이 1회(2017년) 기록했다. 신본기의 기록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들이 작성했던 기록인만큼 그 가치가 높다. 
올 시즌에는 두산 김재호와 넥센 김하성이 기록을 충족시켰고, 모두 3할 타율을 유지하는 일만 남았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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