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림이 말한 #아내 #엄마 #MC 박경림은? “편한 사람” [Oh!커피 한 잔③]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9.17 16: 06

데뷔 20주년을 맞은 방송인 박경림이 엄마로서, 아내로서, MC로서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국내 최초 신개념 공연 ‘리슨콘서트’를 개최하는 박경림은 최근 취재진과 만나 데뷔 20주년의 소감, 콘서트 개최 이유 등을 밝혔다. 박경림은 2000년대 대표 예능인으로, ‘동거동락’, ‘X맨’ 등 추억의 예능에 빠짐없이 등장한 주인공이다. 그 때를 떠올리면 방송에 목마름이 느껴질 법 하겠다는 질문에 박경림은 “물론”이라며 솔직하게 답했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예능 트렌드가 늘 바뀌지 않나. 그 때는 ‘동거동락’ 같은 버라이어티가 대세였다면, 한때는 육아예능이 유행이었고, 지금은 힐링, 자연, 먹방, 대화 등이 대세다. 그 흐름 중 언젠가는 한 번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가족예능은 가족의 양해가 있어야 한다. 아이가 본인 의사를 밝히기 전에 우리 뜻으로 방송에 출연시키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남편이 말했다. 그게 맞다고 생각해 이를 지키고 있다. 육아예능 섭외가 많이 들어왔지만 그런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나 혼자 하는 것도 이젠 안 들어오더라.(웃음)”

농담으로 ‘혼자 하는 예능 안 들어온다’고 말하지만, 그는 예능 이외의 다양한 방면에서 뛰고 있다. 영화 전문 MC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거머쥔 이도 박경림이다. 영화 제작보고회라면 빠지지 않는 박경림. 거기에 방송 준비, 콘서트 준비까지 하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터다. 하지만 박경림은 “모든 워킹맘들이 다들 느끼는 고충 아니겠나”라며 웃음을 지었다. 
“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 양쪽의 무게를 다르게 두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 중심을 잘 맞추려고 한다. 아이가 올해 10살이 돼서, 조금은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육아와 일에 부딪혀 한참 힘들었을 때 엄마들을 위한 콘서트를 만들지 않았냐.(웃음) 아이를 키우면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몸소 느꼈다. 하루하루가 살아가지는 것이지, 계획대로 할 수 없다. 그런 경험도 소중하다. 그러면서 공연도 하게 됐고. 가족은 내 일을 엄청 응원해준다. 안 해도 이상하지 않나.(웃음)”
 
육아 예능을 전혀 나오지 않은 탓에, 엄마 박경림, 그리고 아내 박경림은 미지의 세계다.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박경림은 어떤 사람인지 묻자,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남편, 아이가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를 수도 있다는 점, 내 입에서 나오는 ‘과대표장’이라는 걸 명심해달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남편에게, 아이에게 ‘세상에서 누구보다 편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단다. 
“벌써 결혼한지 햇수로 12년 됐다. 가족이라는 게 세상에서 가장 편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내 가족 한 명에 오롯이 편한 마음을 줄 수 없다면, 대중에게도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고 있다. 간혹 먼 사람에게는 잘해도 가족에게는 허투루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절대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이에게도 예의범절에 대해서는 엄격하지만 그 이외의 것들에서는 진짜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경림은 인터뷰를 하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2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일까. “제일 좋았던 순간은 라디오 DJ했던 순간”이라며 박경림은 큰 고민 없이 답했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의 삶 속에 녹아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가 가장 좋았단다. 특히 그는 손편지로 꾹꾹 눌러담은 사연을 보낸 한 청취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한 청취자가 군대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도 아파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내가 말한 ‘여러분 힘들죠? 두고 보세요. 다 지나갑니다’라는 말 한 마디로 버틸 수 있었다고 편지를 보냈다. 난 너무나 부족한 사람인데, 그렇게 말해준 분이 있다는 게 감동이었다. 예전에 김국진 아저씨가 ‘네 옆에 환하게 웃고 있는 그 사람이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단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사람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더라. 힘들 때 아무런 편견 없이 내 이야기를 무조건적으로 들어줄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살아갈 힘이 되지 않나. 그런 사람이고 싶다.”
여고생 시절,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 청취자 캠프를 위해 용평리조트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았다가, 캠프 장기자랑 MC를 맡게 되고, 그 인연으로 ‘별밤’으로 데뷔를 하게 됐다는 박경림. 라디오는 그의 시작이었고, 그의 가장 보람된 순간이기도 했다. 자신의 20년을 되돌아보기 위해 출발 지점이 됐던 용평리조트로, 11월에 팬들과 함께 캠프를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박경림. 그에게 10년 후의 박경림을 물었다.
“요즘은 세상이 너무 빠르다. 전에는 10년 뒤를 바라봐야 했다면, 이젠 1년 뒤도 안 보이게 됐다. 내 바람은 좋은 사람들과 건강하게, 서로 원하는 일 하면서 마음 편하게 웃으며 봤으면 한다는 거다. 그게 제 꿈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편하게 생각하고, 날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 그거면 된 것 같다.”/ yjh0304@osen.co.kr
[사진] 위드림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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