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주혁(25)은 겸손했다.
물론 아직 경력이 높은 연기자는 아니지만 2014년 처음 연기를 시작해 ‘잉여공주’ ‘후아유’ ‘치즈 인 더 트랩’ ‘달의 연인’ ‘역도요정 김복주’ 등 어느 덧 드라마 7편 및 ‘꽃미남 브로맨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꽃미남 브로맨스’ 등 예능 3편을 마쳤다. 활동 시간에 비해 적은 작품 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연기력과 경력은 많이 부족하다며 고개를 숙인다.
안방극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가 이달 19일 개봉하는 추석 대전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 수작 스튜디오앤뉴 모티브랩)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다. 2013년 모델로 데뷔해 5년 만의 첫 영화이다.

톱스타 조인성을 필두로 충무로에서 대활약 중인 배성우, 박병은, 박성웅, 엄태구 등 선배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가 중시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채울 첫 영화로써 남다른 의미가 있을 터다.
남주혁은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데뷔 후 첫 영화라서 그런지 제가 어떻게 했는지 밖에 안 보이더라. 처음 봤을 때부터 떨렸는데 아직도 여전히 떨린다”며 “제가 제작비까지 신경 쓸 마음의 여유는 없었지만 최대한 작품에 피해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고 스크린 데뷔 소감을 전했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고구려 시대를 스크린에 재현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구미를 당긴다. 남주혁은 이 영화에서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조인성 분)과 함께 전투에 임하는 태학도의 수장 사물을 연기했다.
“저는 양만춘 장군, 안시성 전투를 알고 있었다. 당 태종이 눈에 화살을 맞았다는 것도 학교에서 배워서 알고 있었다. 배운 것을 영화화한다는 것에, 피가 끓는 느낌이었다(웃음).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알고 있는 역사를 토대로 확실히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연개소문(유오성 분)의 비밀 지령을 받고 안시성에 들어온 태학도 수장 사물 역을 맡은 남주혁은 선배 배우들과 맞서도 부족함 없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남주혁은 “저는 제가 준비한 것보다 항상 결과물이 덜 나오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제 스스로도 제 연기에 만족을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내 연기에 만족을 못 한다”며 “제가 한 연기를 보고 ‘왜 그랬지?’하며 늘 후회한다. 연기에 대한 만족감은 평생 채울 순 없을 거 같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배우로서 꾸준히 나갈 것”이라고 자평하며 앞으로의 계획도 전했다.
그러면서 “베테랑 선배님들과 연기하면서 제가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이 돼 좋은 일상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시성’은 고구려에 대한 사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3줄 뿐인 기록으로 시작한 영화이다. 김광식 감독은 영화의 포문을 여는 주필산 전투와 2번의 공성전, 토산 전투 등 웅장하고 화려한 전쟁 장면들을 실감나게 연출하기 위해 수많은 서적을 참고하는 등 잊힌 승리의 역사를 그리려고 다각도로 힘썼다. ‘팩션 사극’으로써 재현할 수 없는 부분은 상상력을 발휘했다.
남주혁은 “‘안시성’은 제 첫 영화로써 감당하기 너무나 어렵고 큰 부담감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면 더 망가질 것 같았다. 그럴 때일수록 내려놓았다”며 “그래도 좋은 영화에,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작품을 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인복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시성’은 200억 원 상당이 들어간 대작답게 시선을 압도하는 비주얼을 자랑한다. 총 7만평 부지에 실제 높이를 구현한 11m 수직성벽세트와 국내 최대 규모인 총 길이 180m 안시성 세트를 제작했다.
또 안시성 전투의 핵심인 토산세트도 CG가 아닌 고증을 통해 직접 제작해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리얼한 장면을 위해 스카이워커 장비로 360도 촬영을 진행했고 드론 및 로봇암, 러시안암 등 최첨단 촬영 장비들을 동원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압도적인 액션 스케일과 비주얼을 전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Y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