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축구단의 유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절차 없는 구단 폐지와 일방적인 통보가 문제."
프로축구연맹은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산 무궁화 사태에 대한 주간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아산 무궁화 경찰축구단 선수선발 중단 문제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앞서 경찰청은 연맹과 아산 무궁화 구단에 더 이상의 선수 충원 계약은 없다고 통보한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9월 다음 시즌을 위한 선수 충원이 진행돼야 하지만, 모든 것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이미 2023년까지 5년간 매년 20% 비율로 의경 제도의 단계적 폐지를 예고했다. 아산 역시 2023년 폐지가 예정된 상황이었지만, 경찰청의 일방적인 통보로 당장 다음 시즌부터 리그 참가가 불가능하게 됐다.
김진형 프로연맹 홍보팀장은 이번 아산 사태에 대해서 “경찰청 측의 일방적인 선수 충원 불가 방침으로 인해 리그 안정성과 공정성, 군입대를 앞둔 선수들의 신뢰 보호 등 여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너무 일방적인 결정이다. 전혀 납득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 경찰 대학에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산 창단 당시 경찰대학은 아산시-연맹과 3자가 체결한 운영협약서 상 경찰축구단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사전에 통보하고 3자 협의를 통해 조율하기로 했다. 애초 협약과 달리 경찰대학은 아무런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구단과 연맹에 선수선발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지난 7월 아산 축구단 운영 시한을 협의했다. 우리는 2019년까지 경찰청 축구단을 유지하고, 시민구단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경찰대학이랑 아산시는 2022년까지 축구단을 유지하자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야구 등 여러 프로스포츠 협회를 통해 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무산됐다"고 전했다.
사태는 9월 급격하게 전개됐다. 김진형 팀장은 "지난 11일 오후 2시에 경찰 본청에서 전화가 왔다. 만약 올해 충원이 안 된다면 14명이 남는 아산 선수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이냐고 물었다. 당시 연맹은 그러한 상황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도 없으므로 “왜 이런 질문을 하느냐, 무슨 의도냐”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그날 오후 4시에 앞으로 선수 충원이 없다고 유선으로 통보했다.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통화로 30여분 이상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경찰청 간부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다음날 경찰청에 찾아갔지만, 의무경찰부서가 미팅을 거부했다. 교육기획부서랑 대신 만나 입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당황한 아산 구단은 확인차 선수 충원 요청을 경찰대학에 보냈다. 그러나 경찰대학은 지난 13일 선수 충원 불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여, 아산 구단에 공식적으로 발송했다. 이 과정서 연맹은 공식적으로 공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의 갑작스러운 선수 충원 중단은 단순히 한 구단을 넘어 리그 전체에 큰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당장 다가오는 2019 시즌 아산은 전역자를 제외하고 14명의 선수만 남게 됨으로서, 리그 참여가 불가능해진다. K리그 선수 규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클럽별 등록선수 수는 최소 20명"이기 때문이다.
K리그2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아산이 다음 시즌부터 리그에서 보지 못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경찰에 남게 되는 14명의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K리그 참가가 불가능해진다. 주세종, 이명주 등 국가대표 선수 뿐만 아니라 고무열, 안현범 등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산은 연맹의 공식 회원이기 때문에 산하 유소년 클럽(U18, U15, U12)을 보유하고 있다. 아산이 중단하게 된다면, 유소년 클럽들도 연쇄 해체해야만 한다. 프로 산하 클럽을 믿고 참가한 어린 선수들에게도 피해가 끼치게 된다.
의경 폐지는 이미 예고된 사항이었다. 연맹은 "의경 제도 폐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회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단계적으로 폐지하는데, 스포츠단만 갑작스러운 전면 폐지라니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맹은 "경찰 축구단의 유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절차 없는 구단 폐지와 일방적인 통보가 문제다"고 강조하면서 "최소한 축구계가 이 제도에 대해서 고민하고 후속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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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