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추석 극장가에 총성 없는 대전이 시작됐다. 200억이 넘는 제작비와 화려한 볼거리 그리고 멀티 캐스팅으로 무장한 ‘안시성’과 ‘관상’, ‘궁합’을 이어 사극 3부작을 완성하는 ‘명당’ 그리고 믿고 보는 배우 손예진과 현빈이 처음으로 만난 ‘협상’이 19일 오늘 동시에 개봉한다. 예매율부터 팽팽한 세 작품의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까.
‘안시성’과 ‘명당’과 ‘협상’ 각각 색깔이 다르다. ‘안시성’은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고 ‘명당’은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극이다. 사극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시대와 장르는 아예 다르다. ‘안시성’은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러닝타임 내내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명당’은 화려한 볼거리 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로 러닝타임을 채운다. ‘협상’은 한국 영화 최초로 협상을 소재로 다룬다.
‘안시성’과 ‘명당’과 ‘협상’ 모두 색깔은 다르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는 쏠쏠한 영화들이다. ‘안시성’은 성주 역할을 맡은 조인성을 필두로 박성웅, 남주혁, 배성우, 박병은, 오대환, 엄태구, 설현 까지 연기구멍 없는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명당’도 마찬가지다. 조승우와 지성이 기둥을 떠받치고, 김성균, 백윤식, 문채원, 유재명이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친다. ‘협상’을 맡은 손예진과 현빈도 흥행과 연기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들이다. 인질범과 경찰로 만난 손예진과 현빈은 팽팽한 연기대결을 펼친다.


‘안시성’은 고구려의 위대한 승리였던 안시성 전투를 다룬다. 20만 당나라 대군을 막아낸 5천명의 안시성 군사들의 다툼을 그리기 위해서 치열한 고증을 거쳤다. 고증할 수 없는 부분은 백여권이 넘는 역사서를 참고해서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채워 넣었다. 통쾌한 승리의 역사는 최첨단 장비와 함께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스펙터클을 보여주면서 한국 전쟁 영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명당’은 묵직하다. ‘명당’은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으려다 가족을 잃은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 분)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 분)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두 명의 왕이 나올 명당의 존재를 두고 대립하는 두 사람의 연기 대결은 비장하고 장엄하게 펼쳐진다. 치열한 암투와 핏빛배신을 조승우와 지성과 백윤식 등이 온 힘을 다해 연기한다.

‘협상’은 사상 최악의 인질범인 민태구(현빈 분)와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협상관 하채윤(손예진 분)의 치열한 인질협상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현빈이 최초로 악역에 도전했고, 손예진 역시도 협상가 역할에 처음 도전한다. 이원촬영이라는 특별한 촬영 방식을 선택한 만큼 현빈과 손예진 모두 그동안 축적된 연기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2018년 추석 대전이 또 다시 시작된다. ‘안시성’과 ‘명당’과 ‘협상’ 모두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한 무기를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는 영화들이다. 과연 추석대전이 끝나고 난 뒤에 1위라는 고지를 차지할 작품은 누가 될지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안시성', '명당', '협상'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