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노경은, 제대로 된 가치 평가 기회 잡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9.19 13: 02

노장이지만,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올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노경은(34)의 얘기다.
노경은은 올 시즌 롯데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올 시즌 29경기 등판해 6승6패 평균자책점 4.36(107⅓이닝 52자책점)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보직 이동이 잦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지금의 기록을 남겼다. 선발 등판은 15차례였고, 구원 투수로 14경기에 나섰다. 
선발이 필요할 때는 선발에서, 불펜의 힘이 부족할 때는 불펜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로는 15경기 평균자책점 4.73(85⅔이닝), 구원 투수로는 2.91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21⅔이닝). 선발과 불펜 모두 경쟁력이 있었다. 그만큼 올 시즌 노경은의 존재감은 대체불가다. 눈에 보이는 성적만으로 그의 가치를 따지기는 힘들다. 지난 18일 잠실 LG전 5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팀의 8연패 탈출에 밑거름을 놓았다. 9월 팀은 2승9패로 부진하지만 가2승 모두 노경은이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나면 노경은은 다시 오기 힘들 가치 책정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그는 프로 16년 만에 첫 FA 자격을 얻는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3년 두산의 1차 지명으로 데뷔한 노경은은 데뷔 10년 만인 지난 2012년, 잠재력을 꽃피웠다. 42경기 1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의 성적을 남기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불펜으로 시작했지만 선발 투수로 전향, 자신의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다. 이듬해에는 30경기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4의 성적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자리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지난 2016년, 우여곡절 끝에 고원준(방출)과 트레이드되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도 노경은은 2012년과 2013년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노경은은 올해 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과거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성적을 거뒀다.
최정(SK), 장원준, 양의지(이상 두산), 이재원(SK), 송광민(한화) 등 올해 역시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등장할 FA 시장이다. 최근 시장이 대어급에만 집중하는 추세로 변하면서 노장 축에 속하는 FA들에게는 찬바람이 부는 것이 사실이다. 노경은도 노장 축에 속하는 FA다. 또한 노장 투수들의 시장 가치는 점점 폭락하는 추세다. 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비교 대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5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어 롯데에서 한화로 4년 13억원에 팀을 옮긴 심수창이 노경은과 가장 가까운 사례다. 심수창이 FA를 취득했을 때 나이와 현재 노경은의 나이가 같다. FA 해당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던 것도 공통점. 그러나 성적은 현재 노경은이 더 좋다. 당시 심수창은 39경기 4승6패 5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6.01을 기록했다. 
롯데로서도 심수창을 떠나보낼 때와 같이 노경은을 마냥 바라볼 수도 없는 상황. 젊은 투수들의 성장통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노경은이 선발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선발 자원의 부재로 대체 선발 조차 쉽게 찾지 못한 롯데 입장에서는 노경은이 젊은 투수들의 연착륙 시기까지 그 가교 역할을 해주는 시나리오를 기대해볼 수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는 노경은 외에 투수 이명우 말고는 팀 내 대어급 FA 선수도 없다. 전준우는 2019시즌이 끝나고 FA다. 
최근 FA 시장의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노경은 주위의 시장 상황이 찬바람이 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노경은의 모습을 고려하면, 과연 시장의 평가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인지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인 듯 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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