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끝나기 전에 한화의 국내 선발승을 볼 수 있을까. 이대로라면 가을야구가 더 큰 걱정이다.
18일 마산 NC전에서 한화는 시즌 처음으로 1회에 선발투수를 내렸다. 수비 실책이 겹치긴 했지만 윤규진이 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5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총 투구수는 25개로 스트라이크(11개)보다 볼(15개)이 더 많았다. 폭투까지 나오며 제구가 흔들렸고, 1회를 버텨내지 못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7월21일 대구 삼성전 김민우를 끝으로 국내 투수들이 선발로 나선 20경기에서 선발승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같은 기간 외인 투수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이 선발로 나선 14경기에서 11승3패 승률 7할8푼6리로 버티면서 3위에 올랐지만, 국내 선발 승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김민우의 선발승 이후 국내 선발이 나선 20경기에서 한화는 3승17패, 승률 1할5푼에 그치고 있다. 거의 필패 수준이다. 20경기 중 선발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게 16경기에 달한다. 승산이 있을 리 만무하다. 국내 선발의 퀄리티 스타트는 지난 7월29일 잠실 두산전 김범수(6이닝 3실점)이 유일하다.
이 기간 한화는 윤규진(6경기) 김민우(4경기) 김범수·김성훈(이상 3경기) 김재영(2경기) 김진영·장민재(이상 1경기) 등 7명의 국내 투수들이 고르게 선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윤규진이 3패 평균자책점 11.05, 김민우는 3패 평균자책점 11.74, 김범수가 3패 평균자책점 7.11로 무너졌다. 국내 선발 성적은 무승12패 평균자책점 8.35. 팀 3승은 구원승으로 만들어졌다.
시즌 초반 힘을 보탰던 베테랑 일찍이 배영수를 전력 외로 분류하며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준 한화이지만 더딘 성장이 아쉽다. 김민우는 2군에 내려갔고, 김재영도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19일 NC전 선발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선발이 줄줄이 무너지다 보니 땜질과 돌려막기가 계속 되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선발 키우기가 정말 어렵다. 요즘 국내 선발을 보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19일 NC전에서 다시 김재영에게 선발 기회를 준 한용덕 감독은 "지금으로선 (선발 가능 투수를) 다 써봐야, 한다"며 "투수들의 볼넷이 너무 많다. 볼넷을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 큰 문제는 가을 단기전, 포스트시즌이다. 외인 투수들을 제외하면 마땅히 내세울 만한 선발이 없다. 외인 투수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시리즈를 쉽게 내줄 수밖에 없는 전력이다. 최소 한 명의 선발이라도 제 몫을 해줘야 하는데 지금 한화 선발들의 컨디션이라면 기대를 갖기 어렵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