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완벽한 부활이다. 오재일(32·두산)이 후반기 불방망이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 초반 오재일은 두산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해 타율 3할6리 26홈런으로 '두산 핵타선' 한 축을 담당했던 그였지만, 전반기 출장한 67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2할1푼8리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오재일은 '슬로스타터'였다. 지난해 5월까지 타율 2할6리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 타격감 회복이 더욱 늦어졌고, 두 차례의 1군 엔트리 말소까지 경험했다,

김태형 감독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민병헌이 FA로 롯데로 이적했고,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21경기에서 타율 1할3푼8리 1홈런으로 부진해 조기 퇴출 당하면서 전력 곳곳에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오재일까지 힘을 못 내면서 타선 응집력이 아쉽게 됐다. 허경민, 오재원 등이 지난해 부진을 완벽하게 털어내면서 승리 쌓기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오재일의 강력한 한 방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후반기에 들어서자 오재일은 언제 그랬냐는듯 완벽하게 제 모습을 찾았다. 후반기 38경기에서 타율 3할7푼7리, 13홈런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후반기 성적만을 놓고보면 이정후(넥센, .392)에 이어 타율 2위다. 홈런은 박병호(넥센, 21홈런), 로하스(KT, 15홈런)에 이은 3위. 정확성과 파워 모두 갖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18일 넥센전에서도 오재일은 3안타(2홈런)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4회와 6회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파괴력을 한껏 과시했다. 시즌 22호, 23호 홈런으로 '커리어하이'인 2016년 27개에 4개 차로 좁혔다. 두산이 1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오재일이 지금 기세를 잇는다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까지 노릴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의 타격감 회복 비결에 대해 "정신적인 요인"이라며 자신감 회복을 짚었다. 완벽하게 좋았을 때 모습을 되찾은 만큼, 오재일의 상승 선순환도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