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우승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한 시즌을 소화한 게 가장 만족스럽다. 정수빈 등 전역 선수들이 소속 구단에 복귀하자마자 잘 해주니 더 바랄 게 없다".
지난 20일 오후 기자와 통화가 닿은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에게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8년 연속 우승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팀 성적 뿐만 아니라 개인 타이틀도 풍년을 이뤘다. 박준표가 평균자책점 2.37과 12승으로 투수 부문 2관왕에 올랐고 타자 부문에서는 임지열이 타율 .380, 79타점으로 타율상과 타점상(공동), 이성규는 31홈런, 79타점으로 홈런상과 타점상(공동) 등 각각 2관왕을 차지했다. 유승안 감독은 "박준표가 올 시즌 고생 많이 했는데 타이틀을 수상하게 돼 기쁘다. 임지열도 지난해보다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이성규는 타석수가 부족한 가운데 타점과 홈런 타이틀을 획득했다.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두산 정수빈은 전역하자마자 예비역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일 현재 타율 3할6푼6리(41타수 15안타) 2홈런 14타점으로 두산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에 유승안 감독은 "지난해 타격 자세를 놓고 끊임없이 변화를 꾀했는데 올해 자신만의 타격 자세를 정립했다. 복귀하자마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모로 준비를 철저히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경찰 야구단은 창단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거쳐갔다. 이 가운데 경찰 야구단을 통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경우도 많았다. 경찰 야구단 출신 선수들로 국가 대표팀을 구성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유승안 감독은 성공 요인에 대해 "투수의 경우 2년간 선발과 계투 모두 경험하게끔 한다. 소속 구단에 복귀하면 활용도가 더 높아진다고 본다. 타자는 홈런보다 타율과 출루율이 더 중요하다. 야구라는 게 혼자 홈런쳐서 이기는 것보다 타자가 누상에 나가 이기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상황에 따른 타격을 강조한다"고 대답했다.

현대 야구에서 육성이 대세다. 수 년간 경찰 야구단을 이끌며 선수들을 키워낸 유승안 감독은 "육성은 곧 믿음"이라고 표현했다. "선수를 믿지 않으면 안된다. 믿지 않는다면 어떻게 성장할 수 있겠는가. 선수에게 계속 지켜보고 있고 내 머릿속에 있다는 걸 인식시켜줘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하면 선수들이 스스로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해진 선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면 엄하게 다스려야겠지만".
유승안 감독은 지금껏 경찰 야구단을 거쳐간 선수 가운데 허경민(두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말 그대로 독종이다. 한 타석이라도 빠지게 되면 안달이 난다. 오로지 야구만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했다. 그 덕분에 지금 1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잘 하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식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경찰 야구단은 정부의 의무경찰 폐지와 맞물려 기로에 섰다. 당장 내년 퓨처스리그 참가도 불투명해졌다. 선수가 부족해서다. 병역 자원 확보 차원에서 의무경찰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정부는 2023년까지 완전 폐지를 목표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불똥은 경찰 야구단으로 튀었다. 현재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하고 있는 선수들의 신분이 의무경찰(야구특기)이다. 단계별 감축은 이미 예고된 것이지만 예상보다 시점이 당겨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에 유승안 감독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퓨처스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며 원만하게 잘 해결되길 바랄 뿐이다. 선수들에게도 동요되지 말고 하던대로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라고 계속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