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가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제패했다. 구단 최초 역사를 썼다.
보스턴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에 11-6으로 승리, 시즌 104승49패가 되며 남은 9경기에 관계없이 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1912년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승(105승)에도 1승 앞으로 다가서 새 역사를 앞두고 있다.
보스턴은 지난 2016~2017년에도 지구 우승을 거머쥐었다. 존 페럴 감독 체제에서도 보스턴은 강팀이었지만 2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서 조기 탈락했다. 그러자 보스턴은 과감하게 페럴 감독을 경질하며 새 사령탑으로 감독 경험이 없는 '초보' 알렉스 코라(43)를 선임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벤치코치였던 코라는 월드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이미 보스턴과 인터뷰를 마치고 감독으로 내정됐다. 감독 경험은 없지만 현역 선수 때부터 소통 능력이 뛰어난 리더로 평가됐다.
준비된 감독이었고, 첫 해부터 이를 증명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감독 최초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1961년 뉴욕 양키스 랄프 호크의 루키 감독 최다승(109승) 기록도 넘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순항했다. 6월28일부터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라이벌 뉴욕 양키스도 만만치 않은 전력이었지만 보스턴이 너무 압도적이었다.
유력한 MVP 후보 무키 베츠, 잰더 보가츠 등 젊은 선수들부터 이적생 J.D. 마르티네스까지 신구 조화가 이뤄졌다. 스타들이 많은 보스턴에서 그 어떤 불화가 잡음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코라 감독이 팀을 하나로 묶은 결과다.
지난 5월 베테랑 스타 핸리 라미레스를 방출할 때도 코라 감독의 주도로 이뤄졌다. 두 달 동안 라미레스에게 주전 기회를 준 뒤 부진이 길어지자 팀에 미칠 영향을 먼저 고려했다. 벤치에 두지 않고 구단에 먼저 방출을 요청하는 결단을 내렸다.
선수들과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이날 우승 확정 전날 타격 스럼프에 빠진 베츠와 면담을 갖고 "넌 리그 선수다. 의심의 여지없다. 즐기면서 하라"며 부담을 덜어줬다. 베츠는 홈런 포함 4안타 5타점으로 폭발하며 우승 결정날 부활했다. 그는 "코라가 처음 팀에 왔을 때 우리를 특별한 팀이라 했다. 훌륭한 선수들이 있고, 그것을 보여주는 게 우리의 일이다"고 말했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보스턴 사장은 "100승은 내 경력에서도 처음이다. 팀에 좋은 점이 정말 많다. 코라의 지도력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과거보다 훨씬 좋은 팀이 됐다"고 기뻐했다.
코라 감독은 "내가 줄곧 말했던 것처럼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우리에게 가장 큰 칭찬이라 생각한다. 자랑스럽다"며 "다음 목표는 구단 최고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10월에는 11승을 해야 한다. 목표가 더욱 커졌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감독 첫 해 월드시리즈 우승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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