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와이프' 차학연, 배우로 성장 중에도 기.승.전.빅스[Oh!커피 한 잔]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9.22 08: 01

"환아, 난 네가 참 예뻤어"
잘못 하면 얄미운 캐릭터일 수도 있는데 차학연은 영리하게 미움을 비껴가고 사랑을 듬뿍 받았다. 촬영 현장에서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말이다. 20일 종영한 tvN '아는 와이프'에서 잘난 고스펙으로 당돌하지만 어딘가 허당인 김환 캐릭터를 그린 배우 차학연의 이야기다. 
종영 다음 날, 강남의 한 카페에서 종영 인터뷰 차 차학연을 만났다. 빡빡한 촬영 스케줄에 전날 종방연까지 소화하며 피곤할 법도 한데 차학연은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으니 인터뷰 자리는 늘 좋다"며 활짝 웃었다. 

빅스 엔을 잠시 내려두고 신인 배우 차학연으로서 김환 캐릭터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종방연, 선배들 칭찬에 울컥했죠"
차학연은 '아는 와이프'에서 주인공 차주혁(지성 분)과 서우진(한지민 분)이 다니는 은행의 잘난 신입 김환 역을 맡았다.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따낸 것. 실제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로 나서기를 즐기고 화려한 걸 좋아하는 김환인데,  그래서 차학연은 더 고심하며 캐릭터를 완벽하게 완성해냈다. 
"엄청 부담을 갖고 연기했어요. 저한테는 너무 어려운 역할이었거든요. 대본을 A4용지에 뽑아서 들고 다니며 분석했죠. 하지만 제 연기에 의심을 거둘 수가 없었어요. 김환이 미워보이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고요. 김환1, 김환2, 김환5까지 여러 버전을 준비해서 현장에서 선배 배우들과 맞춰갔어요. 너무너무 배려해주신 덕분이었죠. 앞으로 이런 분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종방연 때 선배님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울컥하게 만들더라고요. 손종학 선배님은 '환아 난 네가 참 예뻤어'라고 하셨고 박원상 선배님은 '환아 난 너의 연기가 참 좋다. 내 대사 들어주는 너의 리액션도 좋고 네가 가진 이야기가 좋았다. 극단 후배들에게 너의 리액션도 칭찬했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조금씩 해나가면 좋겠다'고 해주셨어요. 마지막에 그런 얘기 꺼내주시니 정말 감사했답니다." 
◆"빅스 멤버들이 나 아닌 갓지민에게"
빅스 리더가 아닌 배우 차학연으로 '아는 와이프'를 훌륭히 마쳤지만 그에게서 빅스의 존재감을 떼어 낼 수 없다. 멤버들은 맏형을 위해 커피차 선물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한지민 앞으로 보내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차학연 스스로도 빅스로 활동하며 쌓은 커리어 노하우를 연기에도 접목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저는 멤버들 솔로 활동 현장에 모두 찾아가는 편이에요. 레오의 음악방송 현장이나 혁이의 영화 촬영장에도 음료수를 사들고 가죠. 이번엔 멤버들이 단톡방에 절 위한 커피차를 보내주겠다더라고요. 저 없는 방에서 서프라이즈로 해줬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내심 좋았죠. 기대하고 있었는데 '갓지민 선배님 응원합니다. 위드 환이 동거인 빅스'라는 문구로 왔더라고요. 일부러 한지민 선배님 앞으로 보낸 건데 다들 지칠 때 쯤이라서 다들 즐거워하셨어요. 한지민 선배님이 고맙다고 꼭 전해 달래요~."
"우진이 울고 싶을 때 슬픈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쏟는다고 했잖아요. 저도 그렇거든요. 리더로서 울고 싶을 때 상대가 알지 못하도록 그런 건데 한편으로는 몰라주는 멤버들이 서운할 때도 있더라고요. 주혁 역시 우진이 힘든 걸 몰랐으니 최악으로 갔던 것 같아요.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저는 스토리가 이해되더라고요. 저한테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답니다." 
◆"타임슬립? 빅스 되기 전은 안 돼요"
'아는 와이프'는 차주혁이 과거로 돌아가 아내를 바꾼 뒤 원래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유치하지만 차학연에게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 역시 빅스 멤버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이래서 빅스가 2012년 데뷔 후 여전히 별빛들 사이 반짝이는 이유다. 
"원래는 중고등학교 때로 가서 지금까지 쌓은 가치관과 노하우를 다시 한번 차근차근 쌓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아는 와이프'를 보니 작은 선택 하나에 인생이 바뀌잖아요. 제가 그 때로 돌아가서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지금의 빅스 멤버들을 못 만나면 어쩌나요. 그 때로 가면 빅스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너무 멀리 말고 연기를 처음 시작한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사실 처음엔 부담이 없었어요. 그냥 빅스 엔, 차학연으로서 연기했을 뿐이죠. 그러니 저는 힘들지 않아도 아마 보는 분들이 힘들었을 거예요. 지금 연기에 임할 때 갖는 부담감을 그 때도 느끼며 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빅스 엔으로서는 한껏 꾸미고 무대에 섰을 때 가장 멋있지만 배우 차학연으로서는 저를 벗겨내고 씻어낼수록, 캐릭터로 갈수록 더 멋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제 모든 시간을 투자해서 쏟아부었으니까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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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젤리피쉬, '아는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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