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형님’의 공식 ‘씨.방.인’(씨름선수 출신 방송인)인 이만기와 강호동. 두 사람의 ‘씨름토크’는 언제 들어도 꿀잼이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는 이만기, 사유리, 홍윤화가 출연해 각종 토크를 나눴다.
이날 이만기와 강호동은 ‘씨.방.인’ 케미로 초반부터 웃음을 낚아 올렸다. 이만기 앞에서 안절부절하는 강호동, 그리고 강호동과 씨름 경기를 하던 중 “야 깝죽거리지 마라”라고 말한 일화를 놀리듯 언급하는 이만기는 조합 자체만으로도 웃음 포인트였다.

뉴스도 미루고 중계가 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씨름의 전성기에서 만난 이만기와 강호동. 1패를 하는 것도 큰 이슈가 될 정도로 국민 스타였던 이만기를 이긴 신예 강호동의 경기는 아직도 종종 자료화면으로 사용될 만큼 전설의 경기가 됐다. 그 경기의 주인공인 이만기는 “사실 은퇴를 생각하던 중이었다. 내가 최고일 때 은퇴해버리면 후계자가 없어 맥이 끊길가봐 걱정하던 때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만기는 “날 이기는 후배가 나타나는 순간 미련 없이 떠나자고 결심했다. 그런데 호동이가 나와서 옆에서 막 약을 올리더라. 난 아름다운 마음이었는데 정말 화가 나더라”고 ‘깝죽거리지 마라’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킨 강호동의 행동을 떠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강호동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이만기 형님은 씨름판의 대선배님이었다. 우상 같았던 마음의 영웅이었다. 선배와의 대결이 겁이 많이 났다. 나의 긴장과 떨림을 과도한 액션으로 감췄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이만기는 “존경은 무슨, 내 앞에서 소리 지르더라”고 받아쳐 멤버들을 폭소하게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강호동을 향한 이만기의 기대는 남달랐다. 이만기는 “신예 강호동을 보며 든 생각은 ‘저 친구는 내 대를 이을 수 있겠구나, 씨름을 발전시킬 수 있겠구나’였다”며 신체 구조만 봐도 강호동은 씨름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79년도 준결승전에서 만난 강호동에 대해 “쉽게 자빠뜨리겠다 생각했는데, 샅바를 잡아보니 대반전이었다. 옛날의 호동이가 아니었다”고 긴장을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그렇게 자신을 이을 줄 알았던 강호동의 빠른 은퇴에 이만기는 내심 섭섭했다고. 그는 “호동이가 씨름판을 이끌기를 기대했는데 서운했다. 권위 있고 멋있는 역할도 아니고, 나가자마자 ‘행님아’를 했다”면서도 “지금은 호동이가 대성해 국민MC가 돼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호동이가 날 부를 때가 됐는데 싶었다. 아끼는 후배와 예능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강호동을 자랑스러워했다.
이만기에게 강호동은 자신의 뒤를 이을 만한 신성이었고, 강호동에게 이만기는 언제나 ‘하늘 같은 대선배’였다. 두 사람은 씨름판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추억에 잠겼다. 그런 두 사람의 씨름 토크는 언제 들어도 훈훈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씨름을 향한 두 사람의 애정은 보는 이들도 감동하게 만든 터. 이만기는 “어딜 가든 씨름 이야기를 하는 호동이가 자랑스럽다. 후배지만 씨름을 향한 자부심을 보며 존경하고 박수를 보낸다”고 씨름인으로서의 강호동에 존경을 드러냈다. 선후배 케미를 제대로 보여준 이만기와 강호동의 활약에 시청자들도 ‘훈훈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yjh0304@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