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 김지호가 드디어 새신랑이 된다.
‘오랑캐’로 알려진 개그맨 김지호는 오는 10월 9일 한글날 2년간 교제한 여자친구와 서울 여의도 한 웨딩홀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 한창 결혼 준비로 바쁜 김지호는 OSEN과 만나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결혼이 진짜 코앞으로 다가왔다. 결혼이란 게 이렇게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은 것인지 몰랐다. 아직까지는 실감이 안 나고, 결혼식장 들어가면 떨릴 것 같다”고 결혼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지난 5월에 웨딩 촬영을 했다. 가장 큰 추억은 내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것이다.(웃음) 내가 개그를 하면서 여장도 많이 했기도 했고, 웨딩 촬영을 할 때 신부들이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예비신부에게 쉬는 시간을 줄 겸 내가 웨딩드레스를 입겠다고 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턱시도를, 내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2시간 정도 촬영했다. 웨딩드레스를 입으면 평소 100으로 숨을 쉬던 걸 30으로 밖에 못 쉰다. 진짜 힘들더라. 예비신랑들은 그런 예비신부들의 고충을 잘 알아놔야 할 것 같다.”

선배 윤형빈, 이광섭, 허미영, 장효인, 김원효, 이원구 등의 KBS 22기 개그맨 동기들, 후배 이문재 등의 응원을 받으며 웨딩 촬영을 했다는 김지호. 그는 “22기는 인원이 많아서 반만 와도 10명이다. 참석률이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동기들의 한결 같은 응원에 든든해했다. 웨딩 촬영을 하며 결혼 소식을 세상에 알린 김지호에게 “여자친구의 반응은 어땠냐”고 물어보니, “‘아 맞다, 오빠 개그맨이었지?’라고 말하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둘이서 평범하게 연애를 하다 보니, 여자친구가 내가 개그맨이라는 걸 가끔 잊는다. 우리 결혼 기사가 나니까 ‘오빠 연예인이었지’라고 하더라. 다행히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고, 악플도 별로 없었다. 여자친구도 ‘보기 좋다’고 해주더라. 아내가 비연예인이기도 하고 쑥스러움도 많이 탄다. 그래서 아내 얼굴이 웬만하면 안 나오는 쪽으로 하려고 한다. 나는 그런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은 직업이지만 아내는 다를 수 있지 않나.”
그런 이치로, 김지호는 결혼 후에도 아내와 함께 카메라 앞에 나서는 일은 좀처럼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만 생각해서 ‘어때, 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아내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으로 인해 얼굴이 노출됐을 때 느껴지는 부담감을 느낄까봐 걱정이 앞선다는 김지호. 워낙 연예인에 관심이 없어서 자신이 개그맨인지 오래도록 몰랐다는 여자친구이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예비신부가 진짜 연예계에 관심이 없다. 나도 개그맨인지 몰랐던 친구다.(웃음) TV도 잘 안 보고 강아지와 노는 것 좋아하는 그런 성격이다. 아내와도 불독이란 연결고리로 만났다. 내가 불독을 처음 키울 때 불독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고민을 할 때, 후배 이문재가 불독을 키우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고 소개를 시켜줬다. 그 소모임의 그룹장이 여자친구였다. 불독을 키우며 궁금했던 것을 그룹장에게 물어보면서 혼나기도 하고, 조언도 많이 받았다. 궁금한게 많아지니 계속 연락을 하게 됐다.”

그렇게 꾸준히 연락을 하다 보니,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해주는 그룹장의 성격이 좋아졌고, 함께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시간에 힐링을 받으며 사랑이 깊어졌다는 김지호. 그는 “예비신부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 장군이었는데, ‘장군이 사진 찍어줄게요’라며 여자친구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강아지 산책 핑계 대면서 함께 산책하기도 하면서 홀로 오랜 시간 좋아했다”며 아내와의 소소하지말 설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그러다 하루는 내가 약속을 잡고 못 지킨 적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투닥투닥 하다가 나도 모르게 ‘보고 싶어서 약속을 잡았다. 좋아했다’고 마음을 고백하게 됐다. 그렇게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게 됐다. 둘 다 강아지를 키우니, 강아지들이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곳 위주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덩달아 우리도 정말 행복해졌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타미라서 나는 ‘타미파’였고, 아내는 ‘장군맘’이었는데 이제는 아내는 내게 ‘장군아빠’라 부르고, 나는 아내에게 ‘타미엄마’라고 부른다. 넷이 정말 가족이 됐다.”
그가 공연을 하는 극장에서 프러포즈를 한 날도 잊을 수 없다고. 김지호는 “아내가 친구들이 공연을 보고 싶어한다고 해서 ‘이날이다’ 싶어서 직원들에게 미리 프러포즈 이야기를 하고 중앙 자리를 빼놨다. 후배들이 공연 중 꽃다발을 하나씩 갖다 주며 이벤트를 해줬다”고 회상했다. 항상 올라가는 무대인데도 그렇게 떨릴 수가 없었다는 김지호는 “살면서 그 때 만큼 긴장해본 적이 없던 것 같다”며 감격의 순간을 떠올렸다.
이제 결혼만을 앞두고 있는 ‘새신랑’ 김지호. 예비신부만 떠올려도 수줍은 미소를 떠올리는 김지호의 인생2막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yjh0304@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김지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