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2이닝에 투수 5명 투입’ 좌우놀이 심취한 로버츠 감독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9.24 06: 01

이 정도면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을 능가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극단적 투수운용이 논란거리다.
LA 다저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시즌 메이저리그’서 매니 마차도의 쐐기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7-2로 눌렀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다저스(86승 69패)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근접했다.
다저스 선발 리치 힐은 7이닝 4피안타 7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했다. 뒤를 이어 8회초 알렉스 우드가 등판했다. 우드는 코리 스판젠버그에게 3구를 던지고 안타를 맞았다. 우타자 호세 피렐라가 나오자 좌완 우드는 조쉬 필즈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몸을 풀 겨를도 없이 공 3개만 던지고 나온 우드의 표정은 착잡했다. 그는 커쇼에 이은 부동의 2선발에서 이제 원 포인트 불펜요원으로 전락했다.

나머지 구원투수들도 오래가지 못했다. 조쉬 필즈가 1이닝, 이미 가르시아는 헨터 렌프로를 잡고, 오스틴 헤지스에게 2루타를 맞고 또 강판 당했다. 불펜에서 몸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갑자기 올라온 토니 싱그라니는 에릭 호스머의 몸을 맞추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싱그라니는 안타 두 개를 더 맞고 한 점을 줬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은 7-2로 앞서는 9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결국 켄리 잰슨 카드를 꺼냈다. 잰슨이 2연속 삼진을 잡아 공 8개로 경기를 끝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이 과연 효율적인지 의문이다.
샌디에이고는 잰슨을 아끼고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로버츠는 지나치게 ‘좌우놀이’를 맹신하고 있다. 또 투수가 안타 하나만 맞아도 바로 빼는 경향이 짙다. 이래서는 투수들이 감독을 믿고 투구를 하기 어렵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올라가 '감독이 언제 뺄까?' 조바심이 나는 상황에서 투수가 잘 던질 리도 만무하다.
로버츠 감독은 22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무려 9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선발 로스 스트리플링이 3⅓이닝 만에 무너진 탓이 컸지만, 한 두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간 선수가 5명에 달했다. 특히 존 액스포드는 8회 갑자기 올라와 3피안타 2실점으로 난타를 당해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우드도 아웃카운트 두 개만 잡고 내려갔다.
로버츠 감독은 타순을 짤 때도 좌우놀이를 매우 신경 쓴다. 또한 좌-우-좌-우타자를 교대로 섞어쓰는 것을 즐긴다. 미국 기자들 사이에서도 “로버츠 감독에게 잘 보이려면 양손을 다 써야하지 않겠냐?”, "지금 로버츠가 믿는 투수는 커쇼와 잰슨 딱 두 명"이라는 뼈있는 농담이 나오고 있다. 선발투수로서 좋은 능력을 보여줬던 알렉스 우드는 최근 멘탈이 완전 나간 모양새다. 로버츠 감독의 투수운용방식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다저스가 이기며 성적을 내고 있어 ‘좌우놀이’에 대한 지적은 덜한 편이다. 하지만 과연 다저스가 이런 식의 선수운용으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노릴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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