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어졌다"..'손' 김재욱, 절제된 연기로 입증한 '천의 얼굴' [Oh!쎈 레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9.24 16: 30

지난 해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며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시킨 배우 김재욱이 또 다시 한계없는 연기 변신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극악무도한 악역에서 사랑꾼으로 색을 바꿔입었던 그가 이번엔 과거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사제로 극을 꽉 잡아주고 있는 것. 등장만 했다하면 특유의 분위기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존재감 甲' 김재욱의 '진짜'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재욱은 OCN 수목드라마 '손 the guest'에서 어릴 적 겪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악의 존재를 믿기 시작한 엑소시스트 사제 최윤을 연기하고 있다. '손 the guest'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서는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한국형 리얼 엑소시즘 드라마로, 분노로 가득 찬 사람들의 일그러진 마음속 어둠에 깃든 악령을 쫓는다. 
구마사제인 최윤은 원칙을 중시하고 감정 기복 없이 시니컬한 성격의 소유자. 좀처럼 사람들과 깊이 엮이려 하지 않는 얼음 같은 인물이다. 최윤이 어렸을 때 형인 최신부(윤종석 분)가 부모님을 모두 죽이고 사라졌기 때문. 최윤 역시 최신부에게 위협을 당했지만 강길영(정은채 분)의 엄마이자 형사가 등장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구마사제가 된 최윤은 형을 끊임없이 찾아다녔고, 그러던 중 영매인 윤화평(김동욱 분)을 만나게 됐다. 불행한 과거와 지속되는 불안감 속 최윤은 웃음을 잃은 지 오래. 이런 최윤의 시니컬하면서도 처연한 분위기는 김재욱을 통해 더욱 배가된다는 평가다. 
최윤은 화평, 길영에 비해 감정 표현이 많지 않고 동선 역시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엔 쉽지 않은 캐릭터다. 그렇기에 배우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김재욱은 등장만 했다하면 시선을 잡아채는 아우라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뽐내며 극적 흥미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화평, 길영보다 분량이 훨씬 적으면서도 존재감만큼은 전혀 밀리지 않는 김재욱의 진가를 또 다시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김재욱이 지난 해 연기했던 OCN '보이스1'의 모태구, SBS '사랑의 온도'의 박정우와는 전혀 다른 색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권력형 살인마'로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르며 역대급 악역에 이름을 올린 모태구는 '김재욱의 재발견'을 이끌어낸 '인생 캐릭터' 중 하나다. 아직도 '보이스'하면 모태구 혹은 김재욱이 떠오를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김재욱은 깊이감 있는 눈빛과 특유의 섹시하면서도 나른한 분위기, 순간 순간 변하는 표정만으로도 모태구의 심리와 성격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고급스럽고 우아함이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제작진의 바람을 100% 만족시킨 김재욱이 있어 '보이스'는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극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김재욱은 '사랑의 온도'를 통해 사랑꾼 대표님으로 변신해 여심을 뒤흔들었다. 배우가 가진 섹시함에 다정함과 위트까지 더한 박정우는 여성들이 바라는 완벽한 이상형으로 손꼽혔다. 그간 서늘한 느낌이 많이 부각되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왔던 김재욱은 이 박정우를 통해 '멜로까지 잘하는 배우'라는 호평을 얻으며 '대세 배우' 타이틀을 공고히 했다. 
그리고 1년 만에 구마사제라는 또 다른 매력의 캐릭터로 돌아온 김재욱이다. 사제복이 잘 어울리는 배우로 평가받는 김재욱은 존재만으로도 몽환적이면서도 다크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다.
사제로서 구마의식을 진행할 때의 숨막히는 긴장감은 기본이고 인간으로서 느끼게 되는 공포와 불안감, 내면의 아픔 등도 절제된 연기를 통해 섬세하게 전달이 되고 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김재욱만의 표현력이 이번 최윤이라는 인물에 잘 맞아떨어진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최윤의 분량을 더 늘려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손 the guest'는 이제 막 4회 방송을 마쳤고, 화평이 최윤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특별한 '공조'를 예고하고 있다. 그간 티격태격했던 두 사람이 앞으로 최신부를 넘어 박일도를 제거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구마사제로 더욱 성장할 최윤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손 the guest', '보이스1'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