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얼마 남았나요?".
전북 현대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 2018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서 한교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70점 고지에 오른 전북은 조기 우승을 위한 힘찬 행보를 이어갔다.
치열한 공격을 펼친 전북은 쉽게 골을 넣지 못했다. 단단한 수비를 펼친 전남 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선참 이동국은 단 한번의 패스로 전남의 수비를 완벽하게 뚤어냈다. 물론 한교원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마무리까지 침착하게 하며 골을 기록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동국은 툭툭 치고 난 뒤 왼발로 낮은 패스를 연결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치열한 수비를 펼쳤던 전남 수비진을 완전히 따돌리는 패스였다.
결승골을 도운 이동국은 11골-4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전북 최다득점자인 그는 도움 능력도 뽐냈다. 올 시즌 2선 공격수로 출전한 이동국은 주로 교체로 나선다. 풀타임 활약을 펼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남전에서는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서 뛰었다. 이미 70골-70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개인 통산 75번째 어시스트를 배달, 80-80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비록 스플릿 라운드 포함 올 시즌 남은 경기가 많지 않은 상황이지만 수치상으로는 달성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경기장을 빠져 나가던 이동국에게 80-80을 물었다. "그래요?"라고 무심하게 대답했다. 구단 관계자가 옆에서 설명을 해주자 고개를 끄덕였다.
전남전을 통해 496경기를 뛴 이동국에게 500경기 및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장(501경기, 김기동) 기록 달성에 대해 묻자 오히려 "얼마 남았나요?"라며 되물었다.
기록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213골로 K리그 최다골 기록을 갖고 있는 그는 10년 연속 두자릿수 득점 등 여러가지 기록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1979년생으로 어느덧 마흔줄에 들어선 이동국은 여전히 맹렬한 기세를 선보이고 있다. 인터뷰 도중 자신의 뒤를 지나치던 한교원에게 부담을 줬다. "(한)교원이한테 볼만 주면 될거에요"라는 이동국의 이야기에 한교원은 밝은 웃음을 지었다.
편안하게 대답하던 이동국이 힘을 주던 순간은 있었다. 조기 우승이다. 이동국은 "ACL 우승 도전에 나서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 지금 다른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우승이다. 남아 있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더 노력할 생각이다. 후배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