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오타니 전격 수술 발표...충격에 빠진 日취재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9.27 05: 51

오타니 쇼헤이(24·에인절스)의 갑작스러운 팔꿈치 수술소식에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LA 에인절스 구단은 26일(한국시간) 오타니가 시즌 종료 후 다음 주에 오른쪽 팔꿈치에 인대접합술(토미존 수술)을 받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타니는 10월 1일 오클랜드와 시즌 최종전까지는 지명타자로 계속 나온 뒤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26일 텍사스와 경기를 앞둔 에인절스타디움은 평소처럼 편안한 분위기였다. 오타니의 이도류가 절정이었던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일본에서 온 오타니 전담취재진 규모가 무려 50명이 넘었다. 에인절스 구단에서 일본취재진 전담 PR직원인 그레이스 맥나미 씨를 고용할 정도였다. 30석 정도의 취재석에도 자리가 없었다. 미국 과 일본 주요언론을 제외한 다른 기자들은 식당에서 TV를 보면서 기사를 써야 할 정도로 일본 취재진이 많았다.

맥나미 씨는 “오타니가 타자로만 나온 뒤로 많은 일본매체에서 특파원을 철수시켰다. 현재는 30명 정도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무서운 오타니 열풍이지만, 취재열기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었다. 그만큼 일본 내에서 마치 만화처럼 메이저리그서 ‘이도류’를 실현하고 있던 오타니에 대해 관심과 기대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공식기자회견을 앞두고 에인절스 구단은 갑작스럽게 오타니의 수술을 발표했다. 현장에 있던 일본 기자들은 거의 패닉상태였다. 각자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나 SNS로 일본에 긴급뉴스를 타진하기에 바빴다. 불과 5분 뒤 일제히 모든 기자들의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MLB.com에서 오타니의 수술소식을 전하는 알람이었다. 그 어떤 현장특종이라도 불과 5분이면 전 세계인들에게 다 알려져 비밀이 없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소시아 감독도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일본 취재진의 최대 관심은 오타니의 이도류 지속여부였다. 그들은 통역을 통해 끈질기게 소시아 감독에게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소시아 감독은 “오타니가 시즌 내내 좋은 타격을 보였다. 지금은 투구를 하지 않고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수술을 받으면 2019년에나 투구가 가능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타격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이다. 오타니는 여전히 둘 다 하고 싶어 한다. 던질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소시아 감독의 공언에 따라 오타니가 2019년에 돌아오더라도 투구를 하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오타니는 수술을 권유받은 뒤에도 “타자로 끝까지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했다. 구단도 그의 의사를 존중했다. 오타니는 수술발표일에도 4번 지명타자로 나와 동점타를 때렸다. 투수로서 생명이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 후 오타니의 기자회견에 40명 정도의 취재진이 모였다. 오타니의 수술소식을 듣고 경기 중에 온 기자들도 많았다. 오타니는 “기분은 괜찮다. 팀과 상의해서 수술이 최고의 결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내년까지 투수로 뛸 수 없는 것은 유감이다. 다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타자로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팀이 최대한 많은 승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도류 지속여부에 대해 오타니는 “솔직히 1년 만으로는 모르는 일이다. 나 자신도 모르는 것이 많이 있다. 올해 성적만으로 내년 이 정도의 활약을 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매년 레벨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는 도중 부상을 입어 재활하면서 경기에 나온다는 것은 내 자신에게 있어서 큰 것이다. 한 발짝 성장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냉정한 대답을 했다.
일본 언론은 ‘오타니의 이도류는 2020년에 지속된다’며 긍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오타니는 노모-이치로-마쓰이 이후 미국에서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투수도전이 계속될 수 있을지 계속 관심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애너하임(미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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