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필승조' 롯데가 매경기 구승민을 찾는 이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9.27 13: 00

'단기 혹사'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믿을맨조차 없는 현실을 탓해야 한다. 그만큼 롯데는 구승민에 대한 신뢰가 높다.
롯데의 현재 필승조는 구승민 한 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마무리 손승락을 앞에서 보좌하는 유일한 투수다. 올해 어느덧 56경기에 나섰고 6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는 23경기 3승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으로 든든한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구승민의 최근 등판 일지를 살펴보면 우려를 낳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14일부터 26일까지 13일 간 8번이나 마운드에 올랐다. 모두 2연투씩이었다. 이 기간 불펜 투수 가운데 제일 많은 경기, 가장 많은 투구 수(178개)를 기록했다. '단기 혹사'라고 칭해도 사실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5강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현 시점에서 구승민이 유일한 필승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발 마운드가 안정적이고 화끈하게 타선이 터지는 대승을 거두지도 못한다. 어쩔 수 없이 구승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조원우 감독도 계속 구승민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구승민을 향한 믿음은 굳건하다. 조 감독은 "최근에는 오현택도 경기에 나서면 좋지 않다"면서 "8회에는 우리 팀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가 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그게 구승민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6일 사직 NC전 롯데는 7-4로 앞선 8회초 구승민을 올리면서 승리 매듭짓기에 나섰다. 구승민은 2루타 1개를 얻어맞긴 했지만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9부 능선을 넘게 했다. 그리고 타선이 8회말 터지면서 3점을 추가. 10-4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세이브 상황도 아니었다. 마무리 손승락이 올라올 이유는 없었고 고효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나마 구승민 다음으로 믿을 수 있는 투수였다. 하지만 고효준도 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10-7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고 마무리 손승락이 등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구승민 외에는 믿음직한 투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박진형과 조정훈, 올 시즌 초 오현택과 진명호와 같이 구승민의 필승조 짝이 있다면 롯데는 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구승민의 대안을 찾으려고 하는 게 쉽지 않다. 
구승민은 육체적 피로도에 대한 물음에 멋쩍은 웃음으로 답했다.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힘든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이 현재 놓인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는 "팀이 중요한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마운드로 불러주신다는 것 자체, 그리고 마운드 올라가서 던질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마운드에 올라가는 잦은 빈도 수에 대해 "5~6일 쉬고 던지는 것보다 꾸준히 나가면서 준비를 하는 게 더 낫다"면서 "몸이 힘들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단 사이의 믿음도 두텁다. 경기 후 구승민이 덕아웃을 지나가면 모든 선수들이 큰 소리로 "수고했다"고 말하며 격려한다. 그만큼 현재 롯데의 믿을맨은 구승민이다. 그렇게 오늘도 롯데는 구승민을 찾을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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