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에 세운 '카프 아카데미' 출신 용병들 3연패 주역 활약
"30전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었다".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카프가 2018 센트럴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6일 2위 야쿠르트를 10-0으로 제압하고 매직넘버를 지웠다. 9.5경기 차의 일방적인 우승이었다. 팀 창단 이후 최초로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히로시마의 우승 비결은 팀 홈런 1위의 화끈한 공격력과 철벽 불펜을 앞세워 리그를 지배했다. 3연패 과정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특히 독자적인 용병 육성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 현지에 세운 외국인 육성학교 '카프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이 주전으로 활약한 것이다.
지난 5월 1군에 등록해 철벽 필승요원으로 활약한 헤로니모 프랑수아(24)와 외야수 사피엘 바티스타(26)가 주인공이다. 프랑수와는 6월 구원진 붕괴 직전에 가세해 구세주로 활약했다. 8월 무려 18경기에 등판해 불펜을 지켰다. 좌완투수로 46경기에 출전해 2승19홀드, 평균자책점 1.6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바티스타도 25홈런을 터트리며 히로시마의 3연패의 공신이 됐다.
히로시마는 지난 1990년 12개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에 용병을 육성하는 '카프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당시 6억 엔의 금액이 투입됐다. 장소는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1시간 떨어진 산페드로데마코리스 지역이다. 세미 소사 등 수 많은 메이저리거들이 배출된 동네이다.
'닛칸스포츠'는 소속 기자를 현지에 급파해 '카프 아카데미'의 취재기를 27일 게재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현지에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아카데미가 존재하지만 '카프 아카데미'는 일본식 훈련을 펼치고 있다. 소속 선수는 계약선수 4명, 연습생 17명, 3명의 코치와 불펜포수가 훈련을 돕고 있다. 기숙사비와 식비는 무료이다. 연습생은 무급이고 계약선수는 계약금과 월급, 야구 용품을 지급한다.
훈련 시간은 일본식이다. 메이저구단 아카데미의 두 배인 4시간 30분이다. 대부분 메이저구단 아카데미 출신이다. 선택을 받지 못하자 마지막으로 '카프 아카데미'를 찾아 기회를 노린다. 4명의 스카우트와 8명의 전력분석원들이 매주 5~10명 정도 테스트를 한다.
이 신문은 "훈련을 싫어하는 도미니카 선수들에게 상상을 초월한 연습량이다"고 전했다. 훈련이 끝나도 수건을 이용한 새도우 피칭을 수 백개 부과시킨다. 테스트 선수 가운데 연간 20명 만이 연습생이 된다. 그 가운데 성장한 선수가 계약선수가 된다. 이 가운데 다시 유망주를 뽑아 일본의 스프링캠프와 가을캠프에 참가한다.
메이저구단의 아카데미와 다른 것은 바로 기술과 이기는 야구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프랑수아는 구속을 줄이고 절묘한 제구력을 닦았다. 바티스타는 몸이 열리며 바깥쪽 변화구에 약했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쌓으며 지금의 주전으로 성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는 일본야구의 독특한 문화도 미리 익혀 빠른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히로시마가 30년 전에 뿌린 씨앗이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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