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조금 겁이 났었나 봐요".
한화 에이스 키버스 샘슨(27)은 지난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3⅔이닝 4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1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샘슨은 이날 투구수 80개로 제한했다.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며 예정된 개수보다 7개를 넘겼다. 5회는커녕 4회도 못 채우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이튿날 "샘슨이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잘 던져줬다. 투구 다음날 혹시라도 다시 아프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본인이 '다음에는 잘 던지겠다'며 괜찮다고 하더라.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에서 최고 구속 150km를 던지며 통증에서 자유로워진 모습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샘슨이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많이 던져본 적이 없다. 본인도 (팔꿈치 통증이 있으니) 조금 겁이 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복귀 과정에서 당초 예정보다 5일 이상 지체됐던 것도 샘슨이 스스로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샘슨은 미국 시절 한 해 150이닝 이상 넘긴 적이 없다. 지난 2013년 더블A, 트리플A를 오가며 28경기에서 141⅓이닝을 던진 게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에는 트리플A에서 26경기 79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거의 두 배 가깝게 투구 이닝이 증가한 것이다.
28일 현재까지 샘슨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개인 최다 152⅓이닝을 소화 중이다. 총 투구수는 2861개로 넥센 제이크 브리검(2861개) 다음으로 많다. 리그 최다 탈삼진(189개), 최다 볼넷 2위(71개)에서 나타나듯 투구 스타일상 개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샘슨은 지난 2015년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듬해 초에도 삼두근 통증을 느끼며 고생했다.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이기 때문에 팔꿈치 통증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투구 다음날에도 이상이 없어 한숨 놓았다.
4위 넥센의 추격을 딛고 3위가 유력한 한화는 이제 가을야구를 생각할 때. 샘슨의 팔꿈치 건강 유지가 한화의 가을야구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