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 구단’이 따로 없다. 피츠버그는 아직 강정호(31)를 놓지 않았다.
강정호는 27일 플로리다 브레이든턴에서 진행된 교육리그에서 9이닝을 소화했다. 강정호는 경기 후에도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강정호는 28일 경기에도 출전할 전망이다.
피츠버그 재활의학담당 토드 탐칙은 “강정호가 피츠버그의 정규시즌 마지막 시리즈에서 합류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실제로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콜업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강정호의 막판 빅리그 콜업 가능성을 전했다.

피츠버그는 550만 달러(약 61억 1800만 원)의 팀옵션을 행사해 내년에도 강정호를 잡을지, 아니면 25만 달러(2억 8천만 원)를 지급하고 강정호를 방출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강정호와 재계약을 하되 몸값을 더 낮추는 방안도 있다. 이 가운데 피츠버그가 시즌 막판 강정호를 콜업할 조짐까지 보이는 것은 아직 그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의미다.
피츠버그는 29일부터 신시내티 원정 3연전을 치른다. 강정호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피츠버그가 그를 콜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강정호는 2016년 이후 2년 만에 빅리그 무대에 다시 서게 되는 셈이다.
강정호는 지난 2015년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가 됐다. 타율 2할8푼7리에 15홈런을 기록한 강정호는 3루수로 자리를 굳혔다. 2016년에도 강정호는 홈런 21개를 치면서 구단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범하면서 모든 것을 날릴 위기를 맞았다. 과거 두 번의 음주운전 경력까지 드러난 강정호는 미국취업비자 발급이 막혀 2017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를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고급 피칭머신을 국내로 들여와 강정호가 실전감각을 유지하도록 도왔다. 또한 강정호가 도미니칸리그에 진출하도록 했다. 강정호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피츠버그는 끈기를 갖고 기다렸다.
지난 4월 극적으로 강정호의 미국취업비자가 발급됐다. 뒤늦게 몸을 만든 강정호는 마이너리그 싱글A서 맹타를 휘두르며 트리플A로 올라섰다. 하지만 2년 만의 메이저리그 콜업을 눈앞에 두고 왼쪽 손목에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청천벽력이었다.
시즌아웃이 예상되는 큰 부상으로 보도가 됐다. 피츠버그 지역언론은 파이어리츠 구단이 계약이 곧 만료될 강정호를 포기해야 한다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반대로 강정호의 재능을 고려해 구단이 550만 달러를 주고 도박을 해야 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만큼 강정호의 뛰어난 재능은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에 강정호의 콜업이 성사된다면 피츠버그의 다음 시즌 계획에 강정호도 포함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과연 강정호는 피츠버그가 정말로 마지막으로 주는 기회를 꽉 잡을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