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실투는 곧바로 홈런이다. 오타니 쇼헤이(24·에인절스)가 타격에서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텍사스와의 3연전에서 오타니는 타격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오타니는 3경기에서 무려 2홈런을 뽑아내며 시즌 22호 홈런을 기록했다. 22홈런은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기록이기도 하다. 오타니는 두 번의 동점타까지 더해 3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 단순히 안타만 많은 것이 아니라 팀에 타점이 꼭 필요한 승부처에서 여지없이 터졌다.
오타니는 25일 치른 텍사스와 첫 경기서 1회말 첫 타석에서 텍사스 선발 애드리안 샘슨을 상대로 초구 145.5km 싱커를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오타니는 시즌 21호 홈런을 신고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향해 다가갔다.

경기 후 오타니는 21호 홈런에 대해 “처음 때렸을 때 감이 왔다. 초구에 변화구가 올 것을 예상하고 잘 휘둘렀다”고 답했다. 사실 마른 체형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파워가 좋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투수의 구질을 간파하는 능력과 유연한 스윙이 어우러져 많은 홈런을 양산하고 있다.
오타니에게 홈런을 맞았던 텍사스 투수 샘슨을 만났다. 그는 “초구에 변화구를 던졌는데 중간에 몰렸다. 명백한 실투였다. 오타니는 실투를 놓치는 선수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온 신인이지만 높은 수준의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오타니가 충분히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상대를 인정했다.
오타니의 타점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26일 0-1로 뒤진 6회말 콜 칼훈을 2루에 두고 동점타를 때려 팀을 구했다. 오타니의 한 방으로 살아난 에인절스는 6회에만 4득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텍사스는 마이크 트라웃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오타니와 상대했다가 낭패를 봤다. 오타니는 방망이가 부러지는 가운데서도 정확하게 중심에 공을 맞춰 안타를 생산했다.

오타니는 27일 텍사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4회말 동점타를 때려 주자를 홈으로 불렀다. 그는 2-2로 맞선 8회말에는 결승홈런까지 때려 영웅이 됐다. 시즌 22호 홈런으로 오타니는 프로데뷔 후 한 시즌 최다홈런을 달성했다. 오타니는 2016년 니혼햄시절에도 홈런 22개를 기록한 바 있다. 오타니는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3할6푼으로 시즌타율 2할8푼보다 월등히 높다. 장타율 5할5푼9리를 치는 오타니는 OPS도 0.919다.
시즌 종료와 함께 오른쪽 팔꿈치에 인대접합수술을 받게 되는 오타니다. 2019년에 복귀하더라도 타자에만 집중한다. 그는 여전히 투타겸업을 원하고 있지만,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결정은 확고하다. 일단 타자로서 확실하게 재기에 성공하고 몸에 이상이 없으면 투수 오타니를 허락하겠다는 것. 소시아는 “오타니가 마크 트럼보의 기록을 따라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타격재능만으로도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노릴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투수든 타자든 오타니는 ‘야구천재’임이 틀림없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애너하임(미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