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이 전면에 나선 '배드파파'가 치열한 월화극 경쟁에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다.
28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 MBC사옥에서는 MBC 새 월화드라마 '배드파파'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진창규 PD, 배우 장혁, 손여은, 신은수, 하준, 김재경이 참석했다.
‘배드파파’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나쁜 인간이 되길 택하는 가장의 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역적', '투깝스' 공동 연출로 참가했던 진창규 PD가 메가폰을 들고 김성민 작가가 대본을 맡는다.



장혁은 극중 최고의 복싱 선수였으나 한순간에 돈과 명예를 모두 잃고 불행에 빠진 인물 유지철 역을 맡았다. 손여은은 과거 꿈 많은 작가지망생이었지만, 결혼 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꿈을 접고 고군분투하는 아내 최선주 역할을 맡았다.
신은수는 장혁이 맡은 유지철의 딸 유영선으로 분한다. 하준은 종합격투기 페더급 랭킹 1위 출신인 스포츠스타 이민우 역을 맡았다. 김재경은 광역수사대 형사이자 차박사의 딸인 차지우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펼친다.


이날 진창규 PD는 "나락으로 떨어진 가장이 돈을 벌기 위해 어떤 약을 먹고 힘을 얻어 원하던 것을 쟁취해가던 도중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장혁은 "복싱은 평소에 해왔다. 액션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것보다 사람들이 역경을 어떻게 이겨나가고 좌절을 통해 현실과 어떻게 타협을 하고 살아가는지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감정에 더 주목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복싱이나 격투기 링 위에 선 선수들만의 우정, 사연을 연기하고 싶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트레이닝하며 느낀 감정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실제 살면서 이상대로 살 수 만은 없지 않나. 선악 이분법이 아닌 타협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그만의 씁쓸함, 그리고 마흔 중반의 남자로서 유지철에 느끼는 공감대 등에 주목했다"고 '배드파파'만의 매력을 전했다.

특히 장혁이 신약을 먹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기는 플롯이 인상적. 진 PD는 "신약쪽은 최대한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그리고 싶다. 약을 묘사하는 건 사회 현실을 녹여내기보다는 드라마 안에서만 풀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신약은 가족을 완성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사이다적인 신이나 초인적인 힘을 쓰는 장면은 16부작에 걸쳐 비슷한 톤을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족극에서 스릴러적인 면이 나올 것이다. 다양한 면이 나올 텐데 초인적인 힘이 거기에 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보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장혁 또한 "약간의 히어로물의 느낌은 있다. 캐릭터가 굉장한 히어로물이 아니라 소시민이 우연치않게 힘을 얻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 드라마를 통해 첫 주연을 맡은 신은수는 "영화나 웹드라마를 많이 했는데, 드라마는 바로바로 내보여야 하는 시스템이니 호흡이 빠른 것 같다. 스태프들이 좋아서 첫 주연이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해 풋풋한 매력을 발산했다.

손여은은 "현모양처가 꿈이었는데 생활고를 겪으면서 생전 해보지 않았던 설거지 알바, 안마의자 판매원 등 시급 알바를 하고, 퇴근하고는 집안일까지 하는 주부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 안에서도 딸을 사랑하고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생활고를 견디는 걸 넘어선다"고 자신이 맡은 최선주를 소개했다.
그는 "생활연기를 워낙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어 너무나 반가웠다. 외형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기본 드라이도 안 하고 촬영을 하고 있다. 생활전선에 뛰어든 주부의 모습을 하려고 한다. 최대한 내추럴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하고 있다. 전작들에서는 극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재경은 "그동안 극중에서 잠깐 나오고 사라지는 역이었는데 이런 자리에 나와서 배역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게 영광이고 행복하다. 형사라는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운동을 틈틈이 병행했다. 광역수사대 에이스라는 설정 때문에 좀 더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과감히 탄수화물을 끊고 살고 있다"며 작품 참여의 영광을 드러냈다. 그는 "'장혁 나온대'라는 말을 듣자마자 꼭 출연하고 싶었다. 지나가는 행인으로라도 출연하고 싶었는데 이런 역할을 맡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준은 "한 달 간의 기간이 주어졌는데 장혁 형이 워낙 몸이 좋은 분이지 않나. 3개월 전부터 개인적으로 주짓수 같은 운동을 해왔는데 민우 캐릭터를 맡은 후부터는 형님 다니는 체육관도 다녔다"고 말하며, "하루에 6, 7시간씩 운동을 했다. 밥은 식단으로만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칠 때까지 운동하며 민우의 신체와 정신을 만들어내는 거였다. 샤워하며 아파서 엉엉 울기도 했다. 민우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민우가 됐다는 걸 느꼈다"고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하준은 "저는 가족을 깨는 역할이다. 동대문시장에서 내 돈을 다 털어서 민우가 입을 만한 옷을 다 사 입고 올빽머리를 하고 갔다. 그 부분이 인상깊으셨던 것 같다"고 말하며 드라마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장혁은 "서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아이와 현실 등이 있다보니 그렇게 못 하는 상황이 우연찮은 신약 섭취 때문에 재기를 하게 된다. 가족을 위해 약의 힘을 빌려 비겁하게 이기게 돼 갈등을 한다. 그런 휴머니즘적인 부분이 있다"며 드라마의 휴머니즘을 강조했고, "'배드파파'와 좋은 아빠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누구나 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지 않나. 이 작품을 선택하면서 '아빠이기 전에 남자인데 아빠와 남편을 하다보니 남자가 잊혀져간다'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그렇다. 또한 부모님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를 보는 분들도 이런 걸 느낄 것이다"고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전했다.
진 PD는 "월화드라마 5개와 붙는다. 우리는 가족 이야기다. 나락으로 떨어진 중년 남자의 이야기뿐 아니라 중년들의 판타지를 다양한 장르를 혼합해서 푼 이야기다. 경쟁작들과는 전혀 다른 유일한 장르라 생각한다. 그것만으로 충분하게 볼 만한 드라마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장혁은 "월요일 '가요무대'를 이기는 게 쉽지 않다. '가요무대'를 꼭 한 번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과연 장혁이 전면에 나선 '배드파파'가 시청자들과의 교감에 성공할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오는 10월 1일 오후 10시 첫 방송. / yjh0304@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