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 안고 일어설 것"
뮤지컬 배우 박해미가 남편 황민의 끔찍했던 사고 트라우마를 딛고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남편의 사고 조사 및 법적 처벌과 별개로 자신을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다.
28일, 박해미는 뮤지컬 '오! 캐롤' 측을 통해 "사고로 상처 입은 분들에게 아직 도의적 책임은 다하지 못했지만 절대 잊지 않았고 당연히 책임질 것이며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한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주변정리가 끝나지 않았지만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하게 되면서 아끼는 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다시 무대에 서기로 고심 끝에 결정했다. 제가 견뎌야 할 무게감을 안고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이고, 많은 응원 속에서 기다려 주신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 제작진들 그리고 관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박해미의 남편 황민은 지난 8월 27일 경기 구리시 강변북로에서 갓길에 서 있던 대형 화물차 2대를 들이받는 대형사고를 냈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 농도 0.104%. 이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위험하게 차선을 추월하는 이른 바 '칼치기' 운전이 밝혀져 더 큰 비난을 받았다.
이 사고로 동승자 2명이 숨졌고, 황민을 비롯한 다른 동승자 2명과 갓길에 서 있던 화물차 운전자가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한 2명은 박해미가 운영 중인 해미뮤지컬컴퍼니 소속 단원들인 동시에 박해미가 교수로 재직 중인 학교의 제자들로 알려져 더 큰 안타까움을 샀다.

박해미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사고 직후인 지난 28일 진행된 뮤지컬 '오! 캐롤' 프레스콜에 불참했고, 또 다른 뮤지컬인 '키스 앤 메이크업' 공연 역시 취소했다. 매체 인터뷰를 통해 남편에 대한 원망과 분노,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보이며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황민의 처벌수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해미는 자신을 기다리는 뮤지컬 동료들과 스태프, 관객들을 위해 조심스럽게 용기를 냈다. 심신을 회복하고 마음을 추스른 까닭에 오는 0월 3일 뮤지컬 '오!캐롤'의 에스더 역으로 복귀를 결심했다.
뮤지컬 측은 "박해미 배우는 남편 황민의 교통사고 후 모든 공식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본인이 아끼던 제자들의 사고 결과에 대한 도의적 책임뿐 아니라 배우 본인의 정신적 충격도 너무나 컸기에 본 제작사에서는 박해미 배우가 심신을 회복하고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적극 협조했다"고 알렸다.
이어 "본 공연에 출연하는 동료 배우들의 스케줄 조정 등 박해미 배우의 빈자리는 컸으나 모든 배우와 스탭이 함께 의기투합해 공연을 진행했다. 그리고 향후 일정과 거취에 대해서 배우의 결정을 존중, 신중하게 논의한 바 10월 3일 공연에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남편의 음주운전 사고에 박해미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건 수습에 나섰던 바다. 자신이 아끼던 뮤지컬 후배가 하늘의 별이 된 터라 그의 마음은 더욱 찢어졌을 터. 1달 여간 마음을 다잡은 박해미가 다시 씩씩하게 뮤지컬 관객들 앞에 서게 됐다.
남편이 저지른 죄와 별개로 박해미의 복귀에 많은 이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