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막판 강행군이 예고되어 있다. 선수들 모두가 힘들어 할 시기이고, 코칭스태프들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크다. 하지만 롯데 마무리 손승락은 이런 상황에서도 등판을 자청하고 있다. 팀을 위해서다.
롯데는 지난 28일 고척 넥센전에서 8-9로 패했다. 경기 중반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는 듯 했지만, 7회부터 민병헌(2점), 전병우(3점), 전준우(1점) 등 막판 3이닝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며 맹추격을 펼쳤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원우 감독은 "(3연투인) 마무리 손승락도 세이브 상황이면 대기를 할 것이다. 선수 본인도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투수 운영 계획을 밝혔다. 4연투까지 준비했지만, 롯데가 패하면서 손승락의 등판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시즌 종료 때까지 쉼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롯데의 처지다. 그리고 남은 경기들에서 최대한 승리를 챙겨야 5강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선수가 마무리 손승락이다. 일단 손승락은 최근 치른 12경기 중 9경기에 등판했다. 2연투 1회, 3연투는 2회가 있었다. 지난 18일 잠실 LG전부터 20일 사직 KT전까지 3경기 연속 등판한 뒤 21일 우천 취소로 휴식을 취한 뒤 22일 대구 삼성전까지 등판한 것을 포함하면 4경기 연속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이 기간에 1승1패 6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만큼 손승락은 최근 등판 빈도가 잦았다.
손승락은 "올 시즌 지금처럼 연투를 많이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28일 경기를 앞두고 4연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지라도 그는 등판을 먼저 자처했다. 팀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손승락은 "사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관리를 해주시려고 한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먼저 경기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의 마음이 편해진다. 오늘도 먼저 등판할 수 있다고 코치님께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혹사에 대한 우려와 쌓이는 피로도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구위 저하의 우려에 손사래를 치면서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끄덕없다"며 힘주어 말했다. 아직 힘이 남아있다는 것.
팀이 처한 상황과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손승락의 의지다. 그는 자신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팀을 먼저 생각했고, 여전히 건재하다고 자신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