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한화, 어떻게 10년 암흑기 끝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9.29 05: 25

10년 암흑기를 끝낸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이다. 
한화는 지난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5-4로 승리하며 자력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2007년 이후 11년만의 가을야구. 지난 10년간 팀 순위 5-8-8-8-6-8-9-9-6-7-8위에서 나타나듯 끝이 안 보이는 암흑기가 끝났다. 시즌 전 5강을 넘보기 어려울 것이라던 한화였기에 더 짜릿한 반전이다. 기록으로 보면 한화의 가을야구 설명이 가능하다. 
▲ 구원 ERA 1위, 불펜야구

올해 한화를 먹여 살린 것은 불펜이었다. 토종 선발들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양적·질적으로 풍부한 불펜야구로 돌파했다. 구원 평균자책점 4.15로 이 부문 부동의 1위. 승계주자 실점률도 최소 3위(32.8%)로 교체가 잘 이뤄졌다. 34세이브로 이 부문 1위 정우람(3.04)을 필두로 박상원(2.05) 송은범(2.07) 이태양(2.52)이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철벽 불펜을 구축했다. 시즌 중반까지 안영명·장민재·서균도 힘을 보탰고, 시즌 막판에는 돌아온 권혁이 뒷받침했다. 
▲ 역전승 42승, 끝내기 8승
올 시즌 한화는 마지막까지 쉽게 포기하지 않는 팀이다. 74승 중 42승이 역전승으로 두산(43승)에 이어 리그 2위 기록. 역전승 비율로 따지면 두산을 앞선다. 특히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10승55패로 승률 1위(.154)에 빛난다. 불펜이 실점을 최소화하면 타자들이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했다. 끝내기 승리만 8번. 송광민(3회) 정근우·지성준(이상 2회) 하주석(1회)이 마침표를 찍었다. 송광민·정근우·지성준은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1차례씩 터뜨리며 짜릿한 드라마를 썼다. 
▲ 도루 1위, 느림보는 옛말
한화의 두려움 없는 야구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에서 나타난다. 느림보 군단 이미지를 탈피하며 도루 116개로 이 부문 리그 1위. 2001년 이후 17년만의 팀 도루 1위가 유력하다. 도루 실패 60개로 성공률은 65.9%밖에 되지 않지만 언제든 뛸 수 있는 선수들의 존재가 상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1·3루에서 더블스틸은 올 시즌 한화 트레이드마크. 이용규가 팀내 최다 29개, 호잉이 23개로 뒤를 이었다. 하주석(13개) 이성열(9개) 그리고 최재훈(8개)까지 도루에 눈을 떴다.
▲ WAR 3위, 복덩이 외인들
그동안 한화의 속을 썩인 외국인 선수 농사도 풍년이었다. 외야수 제라드 호잉이 20-20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30홈런까지 돌파했다. 폭넓은 외야 수비는 한화 팀컬러를 바꿨다. 키버스 샘슨은 한화 외인 최다승(13승)·탈삼진(189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호잉이 4.40, 샘슨이 3.77. 제이슨 휠러(1.93) 데이비드 헤일(1.43)도 3.36을 합작했다. 외인 WAR 총합 11.53으로 KT(13.70) 삼성(12.37)에 이어 3위. 외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 이성열, 토종 좌타 첫 30홈런
호잉과 함께 이성열이 30홈런을 고지를 밟았다. 한화에서 '30홈런 듀오'는 지난 1999년 댄 로마이어(45개)-제이 데이비스(30개) 이후 19년 만이다. 특히 이성열의 30홈런은 한화 국내 좌타자 최초 기록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010년 24개가 개인 최다홈런이었던 이성열은 만 34세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성열이 홈런을 친 29경기에서 한화는 22승7패 승률 7할5푼9리에 달한다. 결승포와 동점포가 각각 4개씩 될 정도로 영양가 만점 홈런들이었다. 
▲ 최초 70만 관중, 보살팬 응원
지난 10년간 암흑기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온 '보살팬'들의 응원을 절대 빼놓아선 안 된다. 올해 한화의 홈 69경기에선 총 69만8555명의 관중들이 입장했다. 지난 2016년 66만472명을 넘어 구단 역대 최다관중 기록을 일찌감치 갈아치웠다. 창단 첫 70만 관중은 기정사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창단 후 처음 1만명(10,124명)을 넘겼다. 홈뿐만 아니라 원정에서도 한화를 보러오기 위한 보살팬들의 발걸음이 계속 됐다. 긴 암흑기를 버틴 한화팬들도 이젠 가을야구를 즐길 때가 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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