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4번째 '부자(父子)' 대결이 펼쳐진다. 한화 우완 투수 김성훈(21)이 아버지 김민호(49) 수비코치가 몸담고 있는 KIA를 상대로 첫 등판한다.
김성훈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 원정경기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9월 리그 재개 후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김성훈에겐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을 등판. 상대팀 KIA에 아버지 김민호 1군 수비코치가 있기 때문이다.
김민호 코치는 지난 1993년 OB에 입단, 2003년 선수를 은퇴할 때까지 두산 한 팀에 몸담았다. 11시즌 통산 1113경기 타율 2할4푼6리 838안타 29홈런 277타점 47득점 232도루를 기록한 유격수 출신. 1995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OB의 우승을 이끌었다.

아들 김성훈도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버지처럼 야수였지만 경기고 3학년 때 투수로 전업했다. 아버지의 권유였다. 김성훈은 "고교 시절 야수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아버지께서 중학교 때 하던 투수를 다시 하라고 하셔서 이렇게 프로까지 왔다"고 말했다.
투수 경력이 길지 않은 김성훈이지만 186cm, 83kg 빼어난 체격 조건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7년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지난해에는 스티브 블래스 병으로 제구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계훈 퓨처스 감독으로부터 1대1 지도를 받고 멘탈이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 7월22일 대구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선발로 가진 김성훈은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았고, 9월 토종 선발 부진과 함께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올 시즌 1군 7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안고 있지만 평균자책점 4.13으로 준수한 투구를 하고 있다.
김성훈은 지난해 입단 첫 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아버지가 계신 KIA를 상대로 잘 던지고 싶다"고 의욕을 보인 바 있다. 마침내 1군에서 아버지를 상대로 던질 날이 왔다. 맞은 편 덕아웃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프로 첫 승에 재도전한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역대 KBO리그에서 부자가 1군 경기 상대팀으로 대결한 케이스는 모두 3차례. 지난 1990년 롯데 김진영 감독-태평양 내야수 김경기, 1992년 삼성 김성근 감독-LG 내야수 김정준, 2010년 LG 박종훈 감독-SK 내야수 박윤이 적으로 만나 승부한 바 있다. 아버지 코치와 아들 선수 대결은 김민호-김성훈 부자가 처음이다. /waw@osen.co.kr
[사진] 김성훈-김민호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