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한화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지난 28일. 김태균은 대전 두산전 홈경기를 앞두고 등에 담 증세를 보이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결국 2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군에서 제외됐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몸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이틀간 수비 펑고도 받고,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 담이 세게 왔다. 안 하던 수비 훈련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온 것 같다"며 "회복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 엔트리에서 뺐다. 가을야구가 확정됐기 때문에 남은 시즌 무리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은 올 시즌 부상 때문에 4번째 엔트리 말소됐다. 4월에는 사구로 인해 손목 타박상을 입었고, 5월과 7월에는 종아리 근육에 문제가 생겨 이탈했다. 결국 올 시즌 1군에선 144경기 중 절반인 72경기로 마무리했다. 타율 3할1푼2리 79안타 10홈런 32타점 OPS .826.
아쉬움 남는 시즌이지만 김태균에겐 아직 만회의 기회가 남아있다. 한용덕 감독은 "태균이는 가을야구에 맞춰 몸을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한용덕 감독은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선 경험 많은 태균이가 해줘야 한다. (전력에서) 배제할 수 없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김태균은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를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다. 2007년 플레이오프 당시 엔트리에 있던 선수 중 지금까지 한화 소속으로 뛰고 있는 건 사람은 김태균·송광민·안영명 등 3명뿐. 한화 타자 중에서 누구보다 큰 경기 경험 많고, 결정력을 갖춘 타자가 바로 김태균이다.
특히 지난 2006년 현대와 플레이오프 때 4경기에서 17타수 5안타 타율 2할9푼4리 2홈런 6타점으로 활약하며 시리즈 MVP를 차지한 바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29경기 타율은 2할1푼1리에 그쳤지만 홈런 6개에 14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활약들도 넘친다.

거듭된 부상으로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시즌에도 웃지 못한 김태균. 하지만 아직 낙담하기 이르다. 예년과 달리 포스트시즌이 있다. 큰 경기에서 살아나면 자존심 회복이 가능하다. 가을야구, 결정적 순간에 한화는 김태균의 힘이 필요하다. 그때를 위해 정규시즌을 일찍 접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