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자니 재능이 아깝고, 붙잡자니 걸리적거리는 것이 있다. NC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26)의 재계약 전망이 알쏭달쏭하다.
NC는 KT와 탈꼴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가을잔치에 꾸준히 나갔음을 생각하면 이 자체로도 실망스러운 시즌이다. 벌써부터 내년을 보고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새 감독을 선임해야 하고, 팀 구성도 새 판을 짜야 한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변수가 많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외국인 선수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일단 기존 선수들의 ‘재신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왕웨이중은 가장 애매한 선수다. 왕웨이중은 9월 29일 현재 올 시즌 23경기에서 7승8패 평균자책점 3.74의 성적을 내고 있다. 23경기 중 13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외견상으로 나쁘지는 않은 평균자책점으로 보인다. 그러나 뜯어보면 고민이 꽤 되는 선수다. 구위는 좋은데 내구성에 다소간 문제가 있다. 134⅔이닝 소화가 이를 상징한다.

150㎞를 던질 수 있는 좌완은 구하기 쉽지 않다. 왕웨이중은 제구가 나쁜 선수도 아니다. 우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일 수 있는 패스트볼의 궤적은 수준급이다. 시즌 초반에는 이런 장점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3~4월 7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적이 계속해서 떨어졌다는 게 문제다. 가지고 있는 것이 한계를 드러냈다기보다는 역시 몸 상태가 중심에 있었다.
팔꿈치에 이상이 있었고 이에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건강한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기존 선수들을 정리했던 NC로서는 난감한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무성한 뒷말이 야구계에 떠돈다. 결국 내년 재계약은 왕웨이중의 ‘건강’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아직 젊은 선수라 발전 여지도 있다는 평가다.
변수도 생겼다. 최근 KBO 이사회에서 합의한 외국인 계약 상한선이다. 새로 들어오는 선수부터는 이적료와 연봉을 합쳐 100만 달러 상한선이 적용된다. 100만 달러가 적은 돈은 아니지만 ‘특급’을 구하기는 역부족이다. 스스로 족쇄를 만든 구단들도 공히 인정하는 바다. 이 정도 완성도를 가진 좌완 강속구 투수를 다시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왕웨이중이 9월 들어 다시 힘을 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런 상황을 종합한 한 구단 외국인 담당 관계자는 “NC가 왕웨이중을 묶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장에 그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건강을 둘러싼 몇몇 문제로 NC가 시즌 내내 고민한 만큼 아예 새롭게 판을 짤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