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의 선택, 소수 거액 FA냐 다수 저연봉자냐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9.30 14: 00

 KBO가 제안한 FA 제도 변경안에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은 어떤 반응을 내놓을까.
KBO는 최근 총액 상한제, 취득 기간 단축, 등급제 시행 등이 포함된 FA제도 변경안을 선수협에 통보했다. FA 계약을 4년 총액 80억원 상한제를 두고, 취득 기간은 대졸은 7년(종전 8년), 고졸은 8년(종전 9년)으로 1년씩 단축, 연봉에 따라 FA 등급제를 실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에 선수협은 10월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구단 선수들의 의견을 모은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대응 방안을 설명할 계획이다. 선수협의 반응은 이전부터 선수협이 요구한 취득 기간 단축, 등급제는 받아들이되 총액 상한제는 반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FA 시장은 몇몇 특급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0개 구단과 KBO는 과열된 FA 시장에서 과도한 몸값 폭등을 막기 위한 조치로 상한제 도입으로 의견을 모았다. 더불어 FA 자격 기간을 단축해 빨리 FA가 될 수 있고, 등급제를 통해 중저가 FA 선수들의 이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총액 80억원 이상의 FA는 지금까지 14명 있었다. 최근 4년간 쏟아졌다. 2015년 윤성환(80억원), 장원준(84억원), 최정(86억원), 윤석민(90억원), 2016년 박석민(96억원), 김태균(84억원), 정우람(84억원), 2017년 김광현(85억원), 차우찬(95억원), 최형우(100억원), 이대호(150억원), 2018년 황재균(88억원), 손아섭(98억원), 김현수(115억원)이다.
FA 취득 후 단년 계약을 하고 있는 양현종(2년간 45억 5000만원)도 4년 총액은 80억원이 넘을 것이다. 매년 600명 가까이 되는 10개 구단 프로야구 선수들 중 극소수만이 80억원 이상의 초대박 계약에 성공했다. 고액 FA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구단 재정에서 선수단 연봉 비율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선수단 내 연봉 양극화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올해 개막 기준으로 KBO리그에 등록된 580명의 선수(외국인 선수 제외) 중 연봉 5000만원 이하선수가 53%나 된다. 3000만원 이하는 29%를 차지한다. 구단 별로 상위 10% 선수들의 전체 연봉의 절반이 될 정도다. 현재 프로야구 최저 연봉은 2700만원이다.
KBO와 10개 구단은 최저연봉 인상, FA 등록일수에 포함되는 부상자명단, 경조휴가 등 추가적인 선수 복지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고액 FA 선수들의 몸값을 줄이는 대신 다수의 선수들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정운찬 KBO 총재는 "개인적인 생각은 FA 몸값이 너무 높아 구단 운영과 프로야구 지속 가능성에 어렵다고 생각한다. 최저 임금(연봉)도 제가 보기엔 너무 낮다"고 말했다. 
KBO의 FA 제도 개선안을 두고 선수협을 지지하는 여론은 그리 많지 않다. 실력 이상의 기형적인 몸값, FA 거품론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다.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보다는 고액 연봉자, 거액 FA를 위한 선수협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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