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박충선 "조승우·지성, 카메라 앞에선 나보다 선배"[Oh!커피 한 잔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0.04 12: 22

 (인터뷰①에 이어)무엇보다 그는 정만인의 비열함과 음침한 속내를 표현하기 위해 웃음소리에 집중했다고 했다.
“정만인은 일상의 대부분을 숨어 지낸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나 눈빛이 남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눈빛, 웃음소리에 수십 가지 예를 적용을 해봤다. 장면 별로 다양한 웃음소리를 입혀 봤다. 아들이 유튜브 영상을 찾아주기도 했다(웃음). 하지만 너무 많이 웃으면 잡스러워 보일 수 있게 때문에 임팩트를 주려고 했다. 현장에서는 저의 감각보다 감독님의 감각이 좋다는 걸 인정하기 때문에 합의하에 갔다.”
정만인은 박재상(조승우 분)과 같은 지관이나, 전혀 다른 성질과 성격을 가진 인물로 극의 갈등을 형성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차지한다. 상황에 따라 태세를 전환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만인은 김좌근(백윤식 분), 김병기(김성균 분) 부자보다 신분이 낮지만 명당을 이용해 그들을 가지고 노는 사람이다. 묏자리를 통한 권력의 힘은 정만인이 쥐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운명만 몰랐다(웃음).”
정만인의 오른쪽 입가에 난 깊은 상처가 그의 삶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이에 박충선은 “입이 찢긴 상처를 그리니 순식간에 캐릭터가 덧칠이 되더라. 너무 괜찮았다. 정만인은 세 치의 혀로 사는 인물인데 젊었을 때 양반의 집 묏자리를 잘 못 봐줘서 입을 찢기는 고문을 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딱 좋았던 분장인 거 같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조승우와 지성에 대해서는 “조승우는 세련됐고 안정적이다. 분위기 메이커로서 촬영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는데 막상 컷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지성은 자기관리가 뛰어난 것 같다. 쉬는 시간에도 대본을 보며 집중을 하고 있더라”고 칭찬했다.
“제가 경력으로 따지면 조승우와 지성보다 선배지만 촬영 커트 수로 따지면 후배다. 조승우와 지성이 카메라 앞에서는 나보다 선배다(웃음). 제가 나이가 더 많다 뿐이지, 활동 기간이 오래 됐다고 선배는 아닌 거 같다. 그들보다 연기를 더 잘하는 것도 아닌 거 같고(웃음).”
배우 인생에 영원한 조연은 없다. 박충선이 이제는 명품 조연을 넘어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주연으로서 우뚝 설 날이 기대된다.
“연기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이 크다. ‘명당’을 시작으로 앞으로, 디테일하게 다른 악역을 또 한 번 맡아보고 싶다.”/ purplish@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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