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추격 중인 안치홍, 욕심 없이 슬럼프 없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0.01 06: 11

타이거즈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타격왕이 배출될까. 
KIA 4번타자 안치홍(28)의 기세가 매섭다. 최근 10경기 38타수 17안타 타율 4할4푼7리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안치홍은 시즌 타율을 3할5푼7리로 끌어올렸다. 이 부문 1위인 LG 김현수(.362)를 5리 차이로 추격 중이다. 타격왕 도전도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달 4일 수원 KT전에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해 남은 시즌 복귀가 쉽지 않은 김현수의 타율은 사실상 고정됐다. 안치홍에겐 잔여 11경기가 남아있다. 지금 이 페이스라면 김현수를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 남은 11경기 4타수씩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안타 19개, 타율 4할3푼2리를 쳐야 김현수를 역전한다. 

수치상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안치홍에게 개인 욕심과 슬럼프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슬럼프 없이, 욕심 없이 추격을 하고 있다. 
올해 안치홍의 가장 큰 강점은 슬럼프가 없다는 것이다. 월간 타율을 보면 3~4월부터 9월까지 3할1푼 이상을 때렸다. 개인 최고 타율에 최다 23홈런까지, 정확성과 장타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더 놀랍다. 
그는 "시즌 전부터 준비한 게 잘됐다. 타구 스피드 늘리는 훈련을 많이 해서인지 확률적으로 야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타구가 많아졌다. 운도 잘 따라줬다"며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똑같은 폼을 유지할 수는 없다. 2주 정도 슬럼프도 있었지만 더 길어지지 않고 빠져나온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돌아봤다. 
4번 타순의 어색함도 없다. 4번이라고 장타 욕심에 스윙이 커지지도 않았다. 그는 "처음 4번 타순에 들어갈 때도 말했지만 다른 4번들처럼 30홈런 치는 타자가 아니다. 4번 타순에서 내가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은 홈런보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역대 국내 2루수 최다 타이 111타점을 쌓았다. 득점권 타율 리그 2위(.412)로 찬스에 강했다. 
이제 타격왕 도전도 노려볼 만하지만 개인 욕심도 없다. "타격왕 경쟁은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지금은 진짜 팀에 중요한 시기다. 마지막까지 순위 경쟁을 해야 할 상황이고,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타율에 신경 쓸 틈이 없다"는 것이 안치홍의 말이다. 6위 삼성에 2.5경기 앞선 5위로 안정권인 KIA이지만 3.5경기 뒤진 7위 롯데와 4차례 맞대결이 남아있어 절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높여야 할 팀의 상황이 안치홍의 타격왕 추격전에 힘이 될지 모른다. 지난해 김선빈(.370)에 이어 타이거즈 구단 최초로 2년 연속 타격왕 배출도 기대해 볼 만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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