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개봉을 앞둔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필름295 ㈜블러썸픽쳐스)이 지난달 피해자 유족의 신청으로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했지만 제작진의 사과로 예정대로 오는 3일부터 상영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사건의 피해자 유족 측 소송대리인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실제 암수살인 피해자 유족이 지난달 30일 영화 제작사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고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강태오(주지훈 분)와 그의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김형민(김윤석 분)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드라마 실화극이다.


이어 소송대리인은 “다른 유가족들은 ‘암수살인’의 상영을 원하고 있고 본 영화가 범죄의 경각심을 제고한다는 영화 제작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던)유가족은 부디 다른 암수범죄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처분 소송을 조건 없이 취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피해자 중 유족(2007년 부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피해자의 여동생)은 영화 ‘암수살인’이 해당 사건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복역 중인 살인범이 사건 발생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던 추가 살인을 자백하고 아무도 믿지 않는 이 자백을 토대로 진실을 파헤치는 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암수살인’은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극본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이 2012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시청했고, 방송 다음날 취재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 실제 주인공 형사를 만나 5년여 간 끈질긴 취재 끝에 영화화했다.
그러나 실제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 유족 측은 이 영화가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피해자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달 27일 SNS를 통해 “다른 유족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한다. 다시 한 번 어머니의 피해 사실에 대해 거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상처였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촬영을 한 이유는 하나였다. 누구도 눈길 주지 않은 사건에 주목해 결국 밝혀내셨던 형사님과 같은 분들이 세상에 알려지길 바랐다”며 “제가 살았던 세상보다 조금 더 좋아지고 개선됐으면 한다. 남아있는 범죄 피해자 유가족들이 다시 슬픔을 이겨내고 세상에 복귀할 수 있게끔 사회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는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암수살인’의 제작사 필름295 측은 “유족들이 부족하게 느끼시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늦었지만 제작사는 실제 피해자의 유가족 분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겠다”며 “앞으로 마케팅 및 홍보 과정에서도 유가족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과했다.
이후 유족을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을 전했고, 이에 따라 유가족은 영화의 상영을 허락하며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는 설명이다. ‘암수살인’은 처음에 예정된 대로 10월 3일 전국 극장가에서 관람할 수 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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